물관리가 국가경쟁력이다
서울대학교 빗물연구센터
건설환경공학부 한 무영 교수
전세계적으로 가뭄, 홍수, 물부족, 하천의 건천화, 산불 등의 문제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기존의 집중형 물관리 시스템은 새로운 기후변화 여건에 취약할 수 밖에 없고, 그것을 보완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이 경우 분산형 빗물관리로 보완하면 단시일내에 위험도를 줄일 수 있다.
분산형 빗물관리란 지역 전체에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종류의 빗물관리시설을 설치하여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하며 여러 장점이 있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값싸고 빨리 만들 수 있으며, 위험도도 분산시킨다. 고도의 기술이나 장비가 없어도 되므로 건설이나 유지관리에 지역의 인력을 활용하면서 지역실정에 어울리는 친환경 시설로 만들 수 있다. 그 결과 홍수, 가뭄, 건천화, 지하수 문제도 한 번에 다 해결할 수 있다. 물의 운송에너지도 줄일 수 있으므로 저탄소 정책과도 일치한다.
우리나라는 여름 홍수, 봄 가뭄과 같은 열악한 기후와 산악지형 때문에 물관리가 매우 힘들다고들 한다. 이것은 사실이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자. 지진기술은 일본이, 간척기술은 네델란드가 세계 최고라고 한다. 그 이유는 가장 열악한 자연조건을 극복하면서 생존을 위한 투쟁에서 얻은 기술과 노우하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물관리의 최고기술은 어느 나라일까? 그것은 가장 열악한 자연조건에서도 훌륭한 문화를 가꾸어 온 우리나라가 될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물관리의 우수성은 물 (水)자와 같을 (同)자의 합인 마을 (洞) 자에 녹아 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같은 물을 먹는다는 마음만 가지면 물절약과 수질오염방지는 저절로 된다. 도로나 단지를 만들 때 개발하기 전과 후의 물의 상태를 똑같이 하는 원칙만 지킨다면 인위적인 홍수와 가뭄은 발생하지 않는다. 지하수를 퍼서 쓰더라도, 빗물로 되 채워 넣을 것이다. 하천을 정비할 때도 빨리 흐르다가, 멈추다가, 돌면서 흐르는 자연상태를 그대로 두면서 생태계를 지켜나갈 것이다. 이 洞자 한자에 물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와 목표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경험에 근거한 교훈이 들어있다.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물관리의 모델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스타시티의 빗물관리시설은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윈-윈의 물관리 모델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시의 빗물 모으고 머금기 정책, 수원시의 레인시티 정책 등, 전시민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려고 하는 전 세계의 물관리 전문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현재 물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태백시에 전통의 물관리 개념에 IT와 신소재를 접목한 첨단의 기술을 도입한 다목적의 종합 빗물관리 대책을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올 여름에 닥칠 홍수에 대비하고 내년 봄에 올 가뭄을 대비하기 위한 대책은 댐보다 빗물이다. 정부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지역주민에 의한 시책이 만들어 지도록 지원해 준다면 빠른 시간내에 물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정부와 주민이 힘을 합하여 최악의 물위기를 극복하여 기후변화에 강한 도시를 만든 사례와 기술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모범이 될 것이며, 국가 경쟁력이 될 것이다. 꾸물꾸물 거릴 시간이 없다. 빨리빨리도 기후변화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우리의 경쟁력의 하나이다.
'아름다운 지구만들기 > Rainwat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백시 물 위기 극복 비전 정책 간담회 (0) | 2009.03.27 |
---|---|
식수난 태백시 물위기 극복 모색-정책세미나 (0) | 2009.03.27 |
물 부족 대한민국, 연 1276억t 강수량 30%도 못 쓴다 (0) | 2009.03.23 |
“집집마다 빗물탱크 만드는 게 큰 댐보다 낫다” (0) | 2009.03.23 |
숨겨진 물의 진실 (0) | 2009.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