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에 숨겨진 다재다능한 가치
왕성한 번식력을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
식품, 바이오디젤 등 활발한 연구 진행
-->2012년 03월 18일 11:10 | 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
조류는 적조, 녹조를 일으키며 수질오염 등으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를 가져온다. 특히 왕성한 번식력으로 제거와 제어에 어려움이 있어 성가셨던 미세조류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면서 긍정적인 측면들이 부각되고 있다. <편집자주>
▲ 담수의 녹조 및 해양의 적조현상. <사진제공=상명대학교 이진환 교수> |
[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1980년대부터 급격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하천 및 호소에서 부영양화가 진행되고 1990년 초부터 남조류에 의한 대발생이 심각했으며, 낙동강에서도 1990년대부터 남조류에 의한 녹조현상이 만성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조류 발생 원인종인 Anabaena circinalis와 Aphanizomenon flos-aquae. <사진제공 = 상명 대학교 이진환 교수> |
조류가 생장하는 조건은 햇빛, 영양소, 온도 등 많은 요인들이 작용하지만 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우리나라의 경우 계절의 변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녹조현상은 호수의 pH의 상승, 용존산소의 저하, 어패류의 폐사, 정수처리 과정에서 여과지 폐색 등 수많은 피해를 가져오고 일부 남조류에서는 신경독, 간장독 및 세포독 등의 독소를 함유하고 있어 어류와 포유류 사망의 원인이 되며 인간에게는 피부염이나 복통, 두통 및 알러지 등을 유발시키고 있다. 지난 2011년 11월 중순에는 북한강에서 발생한 남조류에 의한 녹조현상으로 독소 또는 이취미(taste-and-odor) 물질을 생산하여 수질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상명대학교 이진환 교수는 ‘제20차 세계 물의 날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서 “2009년 선제적 조류예방대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6개의 호소에서 조류가 발생했다”라며 “유역 내 오염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자연적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조류저감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미세조류의 활용에 대한 연구 활발
지금까지 담수 미세조류는 제거 및 제어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미세조류의 활용을 통한 산업적 측면에서의 부가가치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특히 왕성한 번식력이 미세조류 제거에는 많은 어려움을 주었지만 이런 번식력을 이용해 미세조류를 이용한 식품제조, 약품원료, 대체 에너지의 생산, 지구온난화 원인 제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 파래를 이용한 생태독성평가의 원리. <사진제공=인천대학교 한태준 교수> |
대표적인 조류 파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이 수질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파래는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서는 생식이 신속하게 진행돼 처음에는 연한 녹색을 띄다가 생식이 진행되고 나서는 흰색으로 변한다. 반대로 수질이 오염된 곳에서는 생식력이 떨어져 색상변화의 정도가 낮아지는데 이러한 변화를 통해 수질을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강, 하천, 취수장, 정수장 등에 적용 가능하며 해수, 폐수, 방류수 등에 대한 독성진단에까지 적용 가능하다. 또한 파래 체내에 있는 유용성분과 무기물들은 비료로도 사용 가능하며 해조류에 기능성 UV-A 차단성(Mycosporin-like amino acid, MAA)를 이용한 천연화장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 남조류를 배양하는 모습. <사진제공=상명대학교 이진환 교수> |
순수 원천기술 확립
국내에서는 환경오염 탐지에 미국 환경청(US EPA)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권장하는 외국종을 수입하여 지표생물로 사용하고 있는데, 파래를 이용한 기술은 순수 분리 배양된 국내산 생물 종에 대한 기초생리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근거한 원천기술을 확립하였다는 점에서 종래의 기술과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또한 비용 및 노동력을 절감하면서도 생물의 실내 대량배양 및 공급이 가능하다. 특히 순치(馴致) 효과를 통해 변이를 최소화 한 동일한 종을 배양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미세조류를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재생연료 및 바이오제품의 선두기업 솔라자임(Solazyme)과 전분 및 전분유도체 글로벌 기업인 로케뜨(Roquette)는 뉴트리션 사업에 합작 투자하여 미세조류를 바탕으로 한 오일, 단백질, 식이섬유 등 자연적이고도 건강한 기능성 소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Kona에 소재한 Cellana LLC사도 농무성(USDA) 산하국립식량농업연구소(NIFA), 에너지성(DOE)과 함께 조류의 개발과 활용을 위한 생물연료 추출 부산물로부터 보조단백질을 개발해 가축사료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1년에 1억 갤런의 연료를 사용하는 북미 지역에서 가장 큰 수송회사 중 하나인 J.B Hunt Transport Service는 조류 기름 생산회사인 SunEco Energy의 바이오디젤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 생물연료 및 식품보조제에 사용되는 chorella. |
▲ 생물연료 및 식품보조제에 사용되는 spirulina. |
▲ Chlorela를 이용한 대상웰라이프의 클로렐라 플래티넘. |
식품 분야에서는 남조류 Spirulina와 녹조류 Chlorella를 활용한 식품보조제 및 건강식품, Chlamydomonas reinhardtii는 유전공학의 재료로 항체생산 및 단백질 합성 등에 사용되고 있다. 약품원료로는 황산화물질, 항당뇨 활성물질, 단백질, 지질 등의 손상 억제 물질 등으로 사용된다.
대체에너지 분야에서는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는 옥수수나 콩 등과 같은 육상 식물을 활용한 바이오연료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육상 식물이라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어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추출이 차세대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교육과학기술 “글로벌프론티어 차세대바이오매스 사업단”, 국토해양부 “해양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연구단”, 한국에너지연구원의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CDRS)의 “미세조류 개량에 의한 이산화탄소 대량고정 및 바이오디젤 생산 실증화” 등 미세조류를 이용한 대체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O2 흡수율 매우 높아
이밖에도 이산화탄소의 저감을 위한 수서식물 분야에서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는 육상식물에 의해 많이 흡수되는 것으로 알기 쉽지만 실제로는 수서생물에 의한 흡수가 훨씬 높다. 일본의 해조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이산화탄소 흡수율은 식물플랑크톤 2000g/㎡/년, 대황 2000~3000g/㎡/년, 다시마 4800g/㎡/년이고, 온대지역의 낙엽수 1200g/㎡/년, 어린 침엽수림 800~1200g/㎡/년으로 수서생물이 육상생물보다 2~6배 이상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다고 보고했다.
향후 미세조류를 활용한 식품 개발, 천연물의 추출, 대체에너지의 개발,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저감 대책 등 다양한 정책개발, R&D 사업, 국제협력,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산업적 및 경제적으로 이용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pjw@hkbs.co.kr
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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