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실패학 개론

돈을 부르는 10-20-30 법칙

지오마린 GeoMarine 2013. 2. 26. 16:34

돈을 부르는 10-20-30 법칙

[유병률의 체인지더월드] <36> 실리콘밸리 스타일 프리젠테이션  머니투데이 실리콘밸리=유병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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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받기 위해, 상품을 팔기 위해 상대를 설득하는데 드는 시간은 얼마가 적당할까?

매킨토시를 대중화시킨 애플의 전설적 마케터이자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가인 가이 가와사키는 효과적인 프리젠테이션 기술에 대해 설명하면서 ’10-20-30 룰’을 제시한 바 있다.

우선 슬라이드가 10장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 사람들이 한 자리에 앉아서 10개 이상의 개념을 머릿속에 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영재나 천재가 아닌 이상 말이다. 또 프리젠테이션은 20분을 넘겨서도 안 된다. 사람의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가와사키는 할애된 시간이 많더라도, 프리젠테이션은 20분으로 끝내고, 나머지 시간은 차라리 질문을 받거나 토론을 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또 하나, 슬라이드에 사용되는 글자의 크기는 30포인트보다 작으면 안 된다. 듣는 사람들이 슬라이드 읽다가 지쳐버리게 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대게 글자 크기를 작게 해서(많은 사람들이 12포인트를 사용한다), 내용이 빡빡할수록 설득력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는 엄청난 오해라는 것. 특히 글자를 크게 하는 것은 프리젠터에게도 아주 유용한데, 무엇이 전달해야 할 핵심인지 분명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와사키의 10-20-30 룰은 한마디로 압축된 본질에 집중해서 사람들을 설득하라는 것. 슬라이드가 많아질수록,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자신 없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행사들을 참석해보면, 10-20-30 룰이 기가 막히게 잘 지켜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창업가들이 투자자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단 이 경우 시간은 통상 3분 내외이다)을 할 때도, 물건을 팔기 위해 바이어들 앞에서 발표를 할 때도 이 룰은 철칙이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같은 유명 IT인사들의 스피치 향연에서도(아무리 유명인사도 스피치가 20분을 넘지 않는다), 심지어 대학교수의 수업에도 이런 룰이 관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500스타트업이 이 같은 프리젠테이션 원칙을 지키도록 창업가들을 훈련시키는 것을 보면, 여기가 과연 미국인가 싶을 정도로 스파르타식이고, 독재적(?)이다. 데모데이(투자자들 상대 프리젠테이션 행사) 준비를 위한 피칭훈련 때는 리허설만 수십 번에 걸쳐 시키고,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설립자인 데이브 매클루어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심한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데이브 매클루어가 강조하는 피칭의 기술은 대략 이렇다.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는
(1) 회사소개 
(2) 무슨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 
(3) 어떻게 해결하려는지 
(4) 진출하려는 시장의 특징은 어떤지 
(5) 비즈니스모델은 무엇인지 
(6) 경쟁우위는 무엇인지 
(7) 팀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8) 얼마를 투자 받으려 하는지 등 각각에 대해 웬만하면 슬라이드 한 장씩으로 끝내라는 것.

예를 들어 회사소개를 할 때는 3개 이내의 단어(혹은 문구)로 끝낼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 링크드인에 1200억원에 인수된 슬라이드 쉐어를 소개한다고 할 때, "슬라이드 쉐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프리젠테이션 공유' '커뮤니티'이다(SlideShare is the world’s largest 'community' for 'sharing presentation')"라고 압축적으로 소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와사키의 10-20-30룰과 일맥상통한다. 장황하게 연도별 연혁을 소개했다간, 엄청나게 욕 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 어차피 관심 있는 투자자는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뒤 그 팀을 찾아오게 돼 있고, 이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프리젠테이션에서 10-20-30룰이 중요한 이유는 물론 훌륭한 프리젠테이션을 위해서가 아니다. 돈을 끌어오고 상품을 팔기 위해서다. 훌륭한 비즈니스는 가장 핵심적인 아이디어에 집중할 때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말과 설명, 그리고 장황한 부가 기능을 줄이고 본질에만 집중하는 것, 한국의 창업가가 실리콘밸리에서나 국내에서나 성공하기 위해서 그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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