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지구만들기/Rainwater

세계 최장 221년 강우기록 분석 측우기 관측자료 우수성 재확인

지오마린 GeoMarine 2010. 3. 17. 01:50

세계 최장 221년 강우기록 분석 측우기 관측자료 우수성 재확인 2010-03-16 (화) 20:27   한겨레신문

[한겨레] 서울대·기상연구소 연구팀 논문 40·60년 주기로 강우패턴 변화 조선 세종 때 처음 만들어진 측우기의 측량기록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강우 기록이다.

이동규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그동안 인도의 130여년 기록이 긴 주기를 보여주는 강우 자료로 널리 알려졌는데, 측우기 자료를 쓰면 거의 2배나 되는 세계 최장의 강우 기록을 얻을 수 있다”며 “이미 이런 자료의 중요성을 알리는 연구논문이 몇차례 국제학계에 소개된 바 있다”고 말했다.

측우기 기록에 현대 관측자료를 더해 ‘지난 220년 동안 한반도에 비가 얼마나 어떻게 왔는지’ 그 변화의 패턴을 살피는 연구논문이 새로 나왔다.

이 교수 연구팀과 김춘지·강현석 국립기상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국제학술지()에 낸 논문에서, 지난 221년(1777~1997년)의 강우 기록을 분석해보니 40년과 60년 주기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강우 주기로는 이보다 짧은 여러 학설들이 제시돼왔는데, 이번엔 세계에서 가장 긴 221년의 기록을 분석해 40년과 60년이라는 장주기의 패턴을 보여주었다는 데 이번 논문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북태평양·남인도양의 해수면 온도와 중국 문헌에 기록된 습윤 지표들과도 비교했는데, 대체로 일치하는 주기 패턴을 보여주었다”며 “이는 측우기 기록이 상당한 의미를 지님을 방증하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1저자인 김춘지 연구원은 “공간적으로는 중국의 남부와 한반도(남한)는 상관관계가 높아 양쯔강 부근에 비가 많이 오면 남한에도 비가 많이 오는 경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주기 분석 기법을 활용해 살펴보니 221년 동안 동아시아 여름 몬순의 건조한 시기와 습윤한 시기가 반복적으로 나타났으며 여러 주기들 가운데 우세한 주기는 주로 40년과 60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분석에선 20세기 들어 동아시아의 여름철 강우 변동 주기가 60년에서 40년으로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주기로 미래의 강우 패턴을 예측할 수 있을까? 연구자들은 과거 데이터를 미래 예측에 곧바로 응용하는 데엔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최근의 기후변화에는 인간활동의 영향도 크기 때문에 강우 패턴을 자연적 주기만으로 다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더 많은 강우 주기 연구가 이뤄지면 이런 정보들이 강우 예측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