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지구만들기/Lake Restoration

나노 산소방울로 호수 살린다

지오마린 GeoMarine 2009. 11. 11. 08:27

나노 산소방울로 호수 살린다

산소를 아주 잘게 쪼개면 물에 많이, 오래 머무르며 저수지 등 정화기능 향상 모공속 노폐물 제거 효과도

공기 중에 흔한 산소라도 얼마나 작게 만드느냐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진다. 나노미터(㎚, 10억분의 1m) 크기로 줄인 산소 방울은 일반 공기방울보다 물에 오래 머무를 수 있어서 물에 녹는 양이 는다. 물에 산소가 많아지면 하천의 정화 기능이 촉진된다. 또 나노 산소 방울을 제작하는 원리로 나노 오존을 만들면 외과 수술용 장비의 살균 세척에도 쓸 수 있다. 나노 산소 방울로 목욕이나 세수를 하면 피부의 모공에 숨어 있는 노폐물도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소가 나노 과학의 힘으로 진화하고 있다.

마이크로 산소 방울이 분산되는 모습.
물속에 오래 머무르는 나노 산소방울
하천은 유입된 오염 물질을 스스로 정화하는 기능이 있다. 쓰레기를 치우지 않아도 하천 속의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이 오염 물질을 분해한다. 산소가 많을수록 박테리아의 오염 물질 분해는 촉진된다. 그렇다면 산소를 하천에 투입하면 오염 물질이 빨리 없어질 것 같지만 실제로 쉽지는 않다. 산소를 불어넣으면 공기 방울이 생기는데 부력 때문에 금방 수면 위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물놀이 튜브를 물에 집어넣으면 곧 물 위로 떠오르는 것과 같다.

한국기계연구원 신재생청정시스템 홍원석 박사팀은 공기 방울의 상승 속도를 둔화시키기 위해 나노 산소 방울을 고안했다. 공기 방울의 지름은 ㎜ 단위다. 이를 수㎛(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수백㎚(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로 줄이면 부피가 줄어 부력이 감소한다. 지름이 1㎜인 산소 방울 1개를 지름 1㎛인 산소 방울로 만들면 10억개로 수가 느는 효과도 있다.

홍 박사팀은 나노 산소 방울을 만들기 위해 압력을 이용했다. 압력을 높이면 물에 녹는 산소량이 많아진다. 연구진은 대형 수조에 일반 대기압의 4배가량 압력을 가해 산소를 녹였다. 이후에 갑자기 수조의 압력을 원래 대기압으로 낮추면 물에 녹아 있는 산소가 다시 기체로 환원되면서 산소 방울을 만든다. 이 산소 방울의 크기가 ㎛, 수백㎚ 수준이다. 미세한 크기의 산소 방울을 모은 다음에 필요한 하천에 투입하면 된다.

실험 결과, 나노 산소 방울은 물속에서 1분에 고작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마이크로, 나노 산소 방울을 물속에 집어넣으면 일반 공기 방울보다 7~10배 정도 많이 녹아 산소량이 증가한다. 홍 박사는 "댐, 저수지, 호수 같은 물이 고여 있는 지역의 정화 작업에 나노 공기 방울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에서는 나노 공기방울을 활용해 죽은 호수를 되살렸다는 보고도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장비 살균도 가능
물에 녹은 나노 산소로 목욕이나 세수를 하면 피부 모공 속의 노폐물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나노 산소 분자들의 크기가 매우 작아 피부의 모공까지 침투할 수 있어서 모공의 노폐물을 제거한다.
또 나노 산소 방울을 만드는 원리로 마이크로 오존 방울을 생산하면 외과 수술에도 사용할 수 있다. 오존은 산소 원자 3개가 결합한 것으로, 살균 능력이 뛰어난 물질이다. 각종 외과 수술용 메스, 내시경 등의 장비에 수백㎚ 크기의 오존 방울들이 부딪치면 세균을 없앨 수 있다. 홍 박사는 "나노 오존 방울로 수술용 장비를 세척했을 때 1분 만에 99.9%의 세균이 죽는 멸균 기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홍 박사팀은 관련 내용을 지난 7월 특허출원했다. 홍 박사팀 외에도 서울대, 한국식품연구원과 일본 도쿄대에서 나노 산소 방울을 연구 중이며, 미국 AII사에서는 상용화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