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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인체에 해로울까요

지오마린 GeoMarine 2013. 8. 8. 09:10

[KISTI의 과학향기] 녹조, 인체에 해로울까요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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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07 19:37:16

 

   
해마다 불볕더위와 함께 녹조가 되풀이되고 있다. 녹조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사람들은 식수 걱정을 하며 이른바 '녹조 공포'에 시달린다. 사실 '녹조'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녹조류의 '녹(綠)'은 녹색을 의미하며, '조류(藻類)'는 물속에 살면서 동화 색소를 가지고 독립 영양 생활을 하는 하등 식물을 의미한다. 즉 녹조류는 색소체가 다량의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서 녹색을 띠는 조류를 말한다. 청각이나 파래, 섯갓말 등이 녹조류에 속한다.

최근 기사를 통해 많이 접했을 녹조는 강이나 바다, 호수 등 수중생태계의 영양물질이 증가하면서 녹조류가 늘어나 물빛이 녹색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일부에서는 플랑크톤이 번식해 물이 황갈색으로 변하는 적조(赤潮)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적조와 녹조는 모두 기온의 상승과 연관이 깊다. 기온이 올라가 수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고 일조량이 많아지면 물속에 영양분이 과다하게 공급되면서 녹조류와 플랑크톤이 활발하게 증식한다. 녹조 현상이 심해지면 수중 생태계에 문제가 생긴다. 물의 표면을 녹조가 뒤덮으면 수중으로 들어가는 햇빛이 차단되고, 산소가 추가로 유입되지 않으면서 물의 용존산소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용존산소량이 줄면 수중생물들이 죽게 된다. 용존산소량은 강이나 호수 등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을 말하며, 수질 오염을 나타내는 척도의 하나다.

녹조는 유속이 느린 곳에서 자주 발생한다. 녹조는 인체에 많이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람에게도 직접 피해를 줄 가능성은 있다. 독소가 있는 남조류가 많은 호숫물을 마시면 간에 손상을 입거나 구토,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녹조 현상이 일어나면 일단 물고기와 수중생물이 죽어 악취가 나고 그 지역의 수중 생태계가 파괴된다. 수중생태계를 파괴하는 녹조류로 독성물질을 생산하는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자주 발견되는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와 '마이크로시스티스', '지오스민'이 대표적이다. 지오스민은 인체에는 해가 없지만 물에 악취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실제로 이 남조류가 생산하는 독소는 심각한 문제이다. 1878년 호주에서 처음으로 녹조로 말미암아 동물이 폐사했다. 이후 세계 각지에서 지오스민 독소 때문에 가축이나 야생동물의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보고된 바 없지만,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녹조 현상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예전에는 녹조 현상이 발생하면 황토를 뿌렸다. 황토가 수면에 떠서 햇빛을 차단해 녹조 번식을 막거나, 녹조와 뒤엉켜 바닥으로 가라앉히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편으로, 다른 수중 생물 등에도 영향을 미쳐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안전한 방법은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한 번 물에 유입된 영양염류는 완벽히 제거하지 않으면 수중 생태계에 계속 남아 녹조가 되풀이된다. 녹조를 막기 위해서는 생활하수를 충분히 정화하고 영양염류가 바다나 호수로 흘러들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강이나 호숫가에 식물을 심어 이미 유입된 영양염류를 흡수하고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슬기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