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한 새벽이었다.
새벽에 깨서 마켓을 보니까 10%이상 올라있는 나스닥을 보면서 관세 유예를 직감했다.
보복을 하고 있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게 90일간의 유예를 했다.
3일전 90일 유예 소식을 흘린 이후 시장의 간을 보고 그 방법을 그대로 했다.
중국을 제외하고…
신의 한수 아니냐.. 라는 얘기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의도한 것이라기보다는 채권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트럼프가 결국 물러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난 밤 11시쯤에는 베센트가 나와서 지금의 채권 시장 금리 상승은 일부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기꾼들이 무너지는 상황이라는 얘기를 한 반면… 이런 베센트의 의견과는 다른 주장이 트럼프에게 들어간 듯 하다.
채권 시장의 반응을 유심히 보고있다던 트럼프는 결국 90일간의 유예 카드를 내놓게 된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유예를 할 때 모양이 빠지면 안되니 거기에 중국을 희생양으로 끼워넣고 다른 국가들을 빼준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 이제 관세 문제는 해결이 되었는가… 당장 봉합은 됐다.
이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는 확연히 드러났다. 결국 국채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는 금융 시장의 충격에는 한 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는것을 보여줬다.
트럼프 행정부가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미국에 대한 신뢰를 급격하게 무너뜨리고 있다.
어떤 규범이나 규칙, 법에 기반한 정책이나 교섭이 아니라 마음내키는 대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마구 때리면서 전화해서 협박하다가 갑자기 유예시겼다.
이젠 각국이 협상을 할 때 말도 안되는 요구 조항을 받게 되면 채권 시장이 흔들릴 때까지 기다리게 될것 같다.
유예를 기다리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세는 재정 적자를 해결하는 수단이다.
재정 적자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해결이 되지 않으면 감세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트럼프는 어제 1조달러 가까운 예산 감축을 선언했다.
이게 미국 성장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믿지 못하겠다는 신뢰의 문제는 브래턴우즈 2.0이라는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미국은 빚을 내서 소비를 하고, 그 미국에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번 국가들은 미국 국채를 사주는 시스템이다.
그렇게 국채를 사준다는 얘기는 계속해서 미국에 돈을 빌려주게 된다.
미국 국채의 의미는 미국과 전세계가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시스템이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안전 자산, 혹은 외환보유를 위해 비축하는 자산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미국 국채 시장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반응을 주목해야 된다.
그리고 90일간의 유예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꺾지는 못할것이다.
이 둘을 합하면 트럼프가 원하는 채권 금리의 하향 조정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아마, 빠르게 SLR규제를 완화해서 은행들이 미국채를 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 할것이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가 채권 시장의 파국 앞에서 멈춰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