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가나 도시의 일부 아파트 단지 또는 대형 건물에서 소규모 빗물관리 시설이 운영되는 사례는 있지만 도시 전체를 시스템으로 묶어 추진하기는 수원시가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서울 광진구 자양동 주상복합아파트인 스타시티와 서울대 대학원 기숙사 건물이 빗물을 활용하고 있다. <본지 2008년 4월 15일 3면>
김용서 수원시장은 “레인시티 사업은 물 부족 문제를 대비하고 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연차적으로 추진된다”며 “레인시티 사업을 통해 수원을 국제적인 빗물 활용 도시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년 2곳씩 저장소 설치=시는 올해부터 시내 모든 공공건물과 대지면적 2000㎡ 이상, 연면적 3000㎡ 이상 건축물에 빗물을 모아 조경수나 화장실에 사용하는 빗물 저장시설 설치를 권장하기로 했다. 이런 시설을 설치하는 건물에 ▶비용 지원 ▶용적률 상향 ▶세금 감면 같은 혜택을 준다. 올해 관공서와 학교 등 공공시설 10곳을 선정해 빗물 저장 시설을 설치하고 한 곳당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빗물 이용 조례’와 ‘빗물관리시설 설치·관리 지침’을 마련한다.
수원시 유중식 환경국장은 “도시 전체에 빗물 이용 시스템이 도입되지만 광교신도시와 호매실지구는 자체적으로 물순환 시스템을 만들어 빗물을 활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시는 서울대 빗물연구센터와 공동으로 2012년까지 120억원을 들여 공원이나 유원지 같은 공공부지에 매년 2곳씩 빗물 저장 시설 8곳(총 저장용량 5만3000t)을 설치하기로 했다.
지난 15년간 수원시의 연평균 강우량은 1286㎜다. 양으로 따지면 1억5590만t으로 시 전체 연간 사용량 1억2281만t보다 많다.
모든 빗물을 재활용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레인시티 사업을 통해 10년 뒤에는 하루 1만2000t, 연간 439만8000t의 빗물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이를 수돗물값(t당 평균 970원)으로 환산하면 하루 1160만원, 연간 42억6000만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지하수 고갈을 예방하기 위해 빗물이 토양에 스며들도록 도심 바닥에 깔린 콘크리트를 물이 통과하는 재질로 교체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서울대 한무영(빗물연구센터장) 교수는 “미래의 물 문제는 빗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전 세계 인구의 40%가 물 부족에 시달리는 현실에서 수원의 레인시티 사업은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정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