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게임

대장동 게임-박근혜와 최순실

지오마린 GeoMarine 2022. 2. 15. 22:04

6.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2013년 2월 25일 박근혜는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박근혜는 자신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에 힘입어 박정희의 경제정책이 우리나라가 현재와 같이 부국의 위상을 떨칠 수 있게 된 밑거름이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두 번의 도전 끝에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1952년 2월 2일 대구에서 당시 육군 정보학교장이던 아버지 박정희와 어머니 육영수 사이의 1남(지만) 2녀(근혜·근령) 중 장녀로 태어났다. 9살이 되던 해 제2군사령부 부사령관이던 박정희 소장이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으면서 청와대에 들어갔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어머니 육영수가 재일 한국인 문세광의 저격으로 사망하자 급거 귀국하여, 어머니 육영수를 대신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 배우자 역할을 대행했다.

1975년부터 박정희가 추진한 새마을운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새마을 사업에 최태민이 참여하게 되면서 그와 밀접한 관계가 형성되었다. 1989년 무렵부터 최태민과 박근혜의 내연관계 이야기가 돌았고, 2016년 11월 4일 이 사실이 조선일보에 의해 폭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최태민은 다른 목사에게“박근혜와 나는 영의 세계 부부이지, 육신의 부부는 아니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 결국 박근혜가 최태민과 부적절한 관계였고 그와의 사이에 숨겨둔 아들 또는 딸이 있다는 의혹이 시중을 떠돌다 정치권에도 퍼지게 되었다. 그러나 박근혜는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인터넷에서는 박근혜의 조카 은지원이 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라는 소문까지 퍼지기도 하였다. 1970년대부터 최태민 목사는 박근혜의 측근으로 활동했다. 그 과정에서 자행되던 최태민과 그 일가들의 비리 행위가 묵인되었다는 의혹도 있었다.

국정농단의 발단이 된 최순실은 1956년 서울특별시 마포구 아현동에서 최태민의 다섯 번째 딸로 태어났다. 1995년 최순실은 최태민의 비서 출신 정윤회와 결혼하였고 딸 정유라를 낳았으며 2014년에 이혼했다. 박근혜와의 본격적 인연이 시작된 때는 1977년경으로 짐작이 된다. 최순실은 최태민의 딸이라는 인연으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가깝게 지내왔다. 이후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두 사람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였고 이 과정에서 최순실은 국정과 이권에 깊숙하게 관여해왔다.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 후보로 출마한 장기표가 9월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를 겨냥하여 성남시장 재직시절 발생한 대장동 개발관련 비리의혹을‘대장동 게이트’라고 명명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장 후보는 이날 기자 회견에서“이재명 지사는 2014년 성남시장 재직 시 성남 분당구 대장동 일대를 개발하는 1조 1,5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개발사업을 공영개발로 추진했다.”며“이 사업에 성남의뜰이라는 신생업체가 시행사로 선정되었고, 성남의뜰 주주에 화천대유자산관리라는 신생업체가 참여한 것이 문제”라고 비판을 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그는 “화천대유는 2015년경 성남시에서 대장동 개발관련 민간사업자 공모를 냈던 시기에 설립됐고, 출자금은 5천만 원에 불과했다.”며“대규모 개발사업에 실적도 없는 신생업체가 시행사로 선정되었는데, 이렇게 된 데에는 화천대유가 성남의뜰에 주주로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화천대유는 포스코 건설, 대우건설 등과 해당 용지에 대한 시공계약을 맺은 이후 2020년 매출액이 6,970억 원, 당기 순이익이 1,733억 원에 이를 정도로 수익성이 수직 상승했다.”며“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화천대유 직원수는 16명에 불과한데 단기간에 천억 원대의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장기표 후보는“문제는 이 업체의 계약사로 존재하는 (주)천화동인 1호라는 회사”라며“화천대유와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같은 주소지를 두고 있으며 화천대유의 전직 등기임원이 대표를 맡고 있다. 사실상 화천대유의 페이퍼 컴퍼니로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이재명 지사가 임명한 경기주택공사의 부사장 안태준이 화천대유의 등기이사라고 한다.”며 “화천대유가 이재명 지사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한 예”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회사가 수천억 원의 수익을 얻은 상황에서 이재명 지사의 아들이 이 업체의 계열사에 취직해 있다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이상의 정황만으로도 수사기관은 이 사업과 관련한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국회 역시 국정조사를 벌여 이 사업과 관련한 비리 의혹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후보의 대선 경선 캠프인‘열린캠프’측은 장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장기표 후보가 주장한 이 지사 아들의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수주업체 취업과 비리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허위 사실을 유포한 장 후보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렇게 시작된 대장동 도시개발 사업은 대통령 후보 경선의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모든 언론과 대통령 후보들은 일제히 이재명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이재명 아들이 화천대유에 근무한다고 조선일보가 특종 보도하고 나서 며칠 지나지 않아 화천대유에 근무하고 있는 것은 이 후보의 아들이 아니라 국민의힘 곽상도 국회의원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조선일보는 곧바로 사과 기사를 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는 이른바 '화천대유 의혹'과 관련해 역공에 나섰다. 이재명 캠프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성남시 대장동 개발업체 화천대유에 6년 반 동안 근무했던 사실이 드러나자“야당 게이트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곽상도 의원의 아들인 곽병채는 2015년 화천대유에 입사한 후 2021년 초까지 근무하다 퇴사했다. 입사는 화천대유의 채용공고를 본 곽 씨가 지원서를 넣은 후 이뤄졌다고 해명을 했다.

화천대유 의혹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특수목적법인인 성남의뜰을 설립해 추진한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1%의 소규모 지분을 보유한 화천대유와 6%의 지분을 소유한 SK증권이 3년간 총 4,040억 원을 배당받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SK증권은 화천대유의 지분 100%를 소유한 김만배와 그가 모집한 투자자 6~7명으로 구성된 특정금전신탁을 맡고 있었다.

김만배 화천대유 사장과 이재명 대표가 특수관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만약 특수관계로 밝혀진다면 이 지사가 특혜를 준 것이 분명해지는 것이므로 국민의힘은 그동안 이 지사를 겨냥해“화천대유는 누구 것인가?”라며 총 공세를 펴온 것이었다. 이재명 대표는 이 점에 대해“민간법인 설립에 아무 권한이 없고 알 수도 없고 관여할 필요도 없다”며 부인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 국회의원인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 근무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었다.

이재명 캠프의 대변인인 전용기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논평을 통해“국민의힘은 화천대유가 누구의 것인지를 이재명 지사에게 따져 묻기보다는 곽상도 의원이 화천대유와 어떤 관계인지 밝히는 게 급선무다.”라며 "화천대유의 실질 소유주로 알려진 김만배와 곽 의원은 과거 검사와 검찰 출입기자로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밝히며“구린 냄새가 풀풀 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의 수행실장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곽 의원은 화천대유와 무슨 관계인지 명쾌한 해명을 요구한다.”며 "취업 청탁의 뇌물이 아닌지도 의심스럽다. 곽 의원이 박근혜 정부에서 민정수석까지 했었던 검사 출신의 실세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의심스러운 정황이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캠프의 김남준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에게 들이댄 잣대대로 보자면 화천대유 논란의 진실은 야당 게이트이자 전직 검찰과 법조기자의 이권 카르텔”이라며 "이제 이재명 지사를 어떻게든 음해해보려는 저질 꼼수는 그만두라.”고 경고했다.

 

느닷없이 등장한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 직원으로 근무하고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세상에 드러난 것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아들에 대한 장기표의 의혹 제기가 대두된지 하루 만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모든 언론이 발칵 뒤집혔다. 결국 곽상도 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급기야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정영학의 증언에 따르면, 화천대유로부터 하나은행이 멀어지자 곽상도가 하나은행 김정태 회장을 만나서 다시 끌어들였다고 한다. 곽상도 의원의 중재로 2015년 11월에 하나은행과 화천대유가 만나게 되었고 한 달 만에 투자를 약속 받아 회사가 만들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곽상도 전 의원이 처음 권력의 중심에 선 것은 박근혜 정부 초대 민정수석 때였다. 곽상도가 민정수석에 임명된 것을 두고 청와대 내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때 민정수석실 내부 공직기강비서관이 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조응천이었다. 조응천 의원은 박지만 계파였는데 나중에 파악된 바로는 곽상도는 정윤회와 최순실 라인이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단서가 될만한 국정농단 시절의 보도가 있었다. 검찰조사 과정 중 최순실 컴퓨터 하드에서 나온 민정수석실 문건에서 박 전 대통령 친인척과 관련한 <민정수석실 동향보고>가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민정수석실 동향보고>를 통해 최순실이 보고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최순실이 청와대에 수시로 인사를 추천했고 민정수석실이 이를 검증했다고 밝힌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했다.

검찰이“최 씨가 아침마다 밀봉한 서류 여러 건을 청와대에서 받아왔냐.”라고 묻자, 장씨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나은행과 최순실이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곽상도가 하나은행을 독자적으로 움직였다고 보기에는 아무래도 관계성이 약하다. 정영학 회계사의 주장에 따르면, 하나은행에 곽상도 전 의원이 찾아가서 뭔가 해결했다는데 곽상도가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데에는 또 다른 뒷배경을 생각해 볼 수가 있다.

민정수석으로 물망에 오를 수 없던 인물인 곽상도가 뜻밖에 초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되었다. 이 과정에서 모든 인사검정을 뛰어넘는 강력한 배후 권력이 작용했을 것이며 그 배후 권력자로 당시 국정농단의 전권을 휘두르고 있던 최순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민생경제연구소 등 17개 시민단체는 2021년 11월 2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및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하나은행 실무자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은행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2016년 하나은행 내부보고서에 의하면, 이 단체들은 시행사인 성남의뜰이 가져갈 1,822억 원을 뺀 1,761억 원을 하나은행컨소시엄 몫으로 예정해 놓고도 43%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하나은행컨소시엄과 하나은행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분 43%의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고작 32억(이 중 지분 14%의 하나은행 몫은 11억)의 배당을 받는 것에 그쳤고, 반면에 7%에 불과한 지분을 보유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게는 4,040억 원의 엄청난 배당이익을 몰아주었는데, 이것은 명백한 배임이자 대주주의 은행법규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들의 고발 내용이었다.

이들은 피고발인들이 하나은행에 이익이 되도록 의사결정을 하여 배당을 더 받았더라면 그 이익을 하나은행의 고객인 서민들의 대출 이자를 낮춰 주는 등 여러 공익적 목적으로 쓸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이외에도 하나은행이 화천대유보다 더 좋은 조건의 컨소시엄 파트너나 자산관리회사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문제제기 하였고, 하나은행 주도의 컨소시엄 내 자산관리회사 지분에 직접 참여해 성남의뜰 우선주주이자 보통주주로서 모두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었는데도 이것을 포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지적하였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초대 민정수석 비서관에 내정된 곽상도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은 대구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78명 발기인 중 한 명이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해왔다.

곽상도는 대구 대건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9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인천지검 검사와 대구지검 의성지청장,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수원지검 특수부장, 서울지검 특수3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청구그룹 비리 사건, 인천 세도(稅盜)사건,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및 용인 난개발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해결한 검찰 내 특수통이다.

그는 1989년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는데 당시 전국에 지명 수배된 조직폭력배 두목 20여 명 중 1명을 최초로 검거한 기록을 갖고 있으며, 1990년대‘범죄와의 전쟁’당시 소매치기 74명을 검거하여 역대 검찰 최고 단속실적을 갖고 있다. 이후 군납비리 의혹을 수사해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산업자원부 국장을 구속하였고, 두산그룹 사장을 불구속 기소하였으며,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 부인 한인옥 씨의 불법자금 의혹이 조작극임을 밝혀냈다. 특히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시절에는 형사사건 무죄율 0%를 기록하며 대통령 훈장을 받아 이목을 끌기도 했으며 2002년 수원지검 특수부장 시절에는 김대중 정부의 박지원 대통령 비서실장을 조사하기도 했다.

또, 분당파크뷰 용도변경 및 특혜분양 의혹 사건을 맡아 임창열 전 경기지사의 부인과 건설교통부 국장 등 정·관계 인사 16명을 구속시키면서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때 이재명 인권변호사와 곽상도 검사는 고발인과 검사로 처음 만나게 되는데 곽상도는 이를 조사하면서 성남에 대한 개발흐름도 알게 된다.

2009년 공직에서 물러난 뒤 서울 서초동에서 변호사사무실을 개업하였는데,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변호를 맡으면서 최순실과 인연을 맺게 된다.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전 회장이 200억 원 금융사건으로 배를 타고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잡혀왔는데 이 사건을 맡은 변호사가 곽상도 변호사였다. 공교롭게도 김찬경 부인의 임야에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의 묘가 있었는데 이 임야가 곽상도를 통해서 최순실한테 증여되었고 이 계기로 최순실과 곽상도가 인연을 맺게 된 것이었다.

당시 박근혜 민정수석실 공직기강 비서관실 박관천 경정이 곽상도가 어떻게 민정수석으로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에 대해 최순실과 이어준 매개자로 김찬경을 지목한 바 있었다. 김찬경 회장 부인 하 모 씨의 사촌 하정희 교수(정유라 교육담당, 이대 대리 수강)는 정유라의 경복초등학교 재학 시절에 학부모 회장으로 인연을 맺게 된다. 하정희는 최순실의 잡무를 봐주는 특수 관계로 발전하게 되었다. 하정희 교수의 남편은 유명한 제일저축은행 이철수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금융 중개인으로 교도소를 자주 드나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저축은행 관련 대출의 큰손으로 불렸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과도 가까운 사이였다.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대장동 사건이 터지던 시점까지도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와 가깝게 관계를 유지해온 사이였다. 실제로 김만배는 이철수 회장에게서 화천대유 대출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김정태 씨는 하나금융지주의 대표이사로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10년째 맡고 있는 금융계에서 유명한 장수 금융지주 회장이다. 1952년 2월 11일 부산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30살에 은행계에 발을 들였고 하나은행이 처음 문을 열 때 창립 멤버로 함께했다. 하나대투증권 사장과 하나은행장 등 은행과 증권 분야를 거치면서 뛰어난 영업실적을 거둔 덕에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후임으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됐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하나금융투자 자본확충, 더케이 손해보험 인수합병을 통해 하나금융지주의 성장기반을 다진 인물이며 글로벌 부문과 핀테크 등 디지털금융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다.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서슴없이 스스로를 낮추고 현장을 세심하게 살피는 영업의 달인으로 불린다.

검찰이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의 인사 청탁에서 시작된 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한 혐의로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약식기소했다. 2017년 6월 시민단체들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지 4년 6개월 만에 낸 결론이었다.

2017년 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은 정 전 부위원장을 소환해 하나은행 인사 개입 혐의를 조사했지만 따로 기소하지 않았다. 그러자 시민단체들이 그해 6월 정 전 부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다시 수사에 착수했다. 정 전 부위원장의 인사 개입 경위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 판결문에도 나와 있다.

최순실은 2015년 독일에 체류할 때 부동산 구매 등 현지 생활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하나은행 이상화 전 본부장의 도움을 받았다. 최순실은 삼성 측의 승마 지원에 필요한 계좌를 개설할 때도 이 전 본부장의 도움을 받았다. 이후 최순실은 당시 대통령이던 박근혜에게 이 전 본부장의 승진 인사를 청탁했고, 대통령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이에 안 전 수석은 정 전 부위원장에게“대통령 관심사항이니 이상화를 본부장으로 승진 발령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 전 부위원장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이 같은 내용의 인사 민원을 넣었고, 하나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본부장급 자리를 2개 만들어 이 전 본부장을 신설된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2017년 6월 정 전 부위원장을 직권남용, 업무방해, 강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다만 검찰은 정 전 부위원장을 상대로 제기된 직권남용 혐의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곽상도 전 의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를 막아주고 그 대가로 아들을 이 회사에 취업시킨 뒤 아들의 퇴직금 명목 등으로 50억 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곽상도는 하나은행 김정태 회장이 최순실과 가까운 관계에 있었으며 서로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하나금융그룹 측에 영향력을 행사해 하나은행을 컨소시움에 참여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김정태 회장이 최순실과 곽상도의 청탁을 무시할 수 없었던 이유는, 곽상도 의원과 박영수 전 특검이 대장동 개발 훨씬 이전부터 곳곳에서 실력 발휘를 하며 해결사 노릇을 해온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50억 뇌물의 뿌리를 쫓다 보면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의 그림자까지 확인하게 된다.

지난 2021년 10월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민형배 의원은 김정태 회장과 곽상도 의원 사이에 있었던 그때까지만 해도 알려지지 않은 내밀한 이야기를 꺼냈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때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데리고 가는데 이때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동행했다.”

“김정태 회장이 김만배를 거쳐 곽상도 민정수석에게 부탁을 했다는 제보가 있다.”

“최순실이 곽상도를 민정수석에 앉혔다”

 

민 의원의 이와 같은 발언은 대장동 민간개발 수익의 일부가 국정농단 세력에게 흘러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연결고리를 언급한 것이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김정태 회장, 곽상도 의원, 김만배는 성균관대 동문이었으므로 세 사람과 얽힌 의혹이 결코 뜬금없는 것은 아니었다.

금융권과 법조계에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김 회장의 아들 김 씨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가 저지른 모종의 수치스런 범죄(마약사범으로 추정됨, 중국에서는 마약사범은 종신형이나 사형의 중형을 받을 수 있음)가 드러나 공안에 체포되었다. 외국인임에도 간단한 추방 조치만으로는 마무리될 수 없을 만큼 중범죄에 연루되었는데, 그에 따라 김 씨가 중국에서 벌이던 사업도 접어야만 할 정도로 심각한 일이었다. 그러나 김 회장이 박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 이후 아들 김 씨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어떤 법적 처분도 받지 않고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곽상도 민정수석이 중국 정부를 상대로 김 씨를 위한 구명운동을 벌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이들 간의 관계에서 보여준 곽상도 의원의 1차 활약 사건이라 할 만한 일이었다. 그 이후로도 김정태 회장은 여러 차례 수사를 받을 때마다 불기소 처분을 받는 행운을 누렸다.

2017년 최순실의 전 남편 정윤회씨의 동생 정민회씨가 부사장으로 있던 아이카이스트(영상기기 스타트업)가 하나은행으로부터 20억 원의 특혜성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2017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EB하나은행이 2015년 7월 15일부터 2016년 7월 15일까지 아이카이트스에 총 20억 원의 대출을 해주었다가 8억 원을 떼인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아이카이스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창조경제 모델 1호’라고 언급해 관심을 끌었던 회사인데, 재무제표상에서 분식회계 의심이 들 정도로 부실경영의 정황이 충분히 드러난 기업임에도 하나은행은 이 기업에 특혜성 대출을 제공한 것이었다.

결국 2018년 1월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그해 3월 특혜성 대출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나은행의 한 지점장이 금감원에“부당 대출압력이 있었다고 본부장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했는데도 그런 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김정태 회장과 관련된 수사에서는 이와 같은 일들이 많았다.

하나금융그룹은 김정태 회장의 아들이 세운 회사 인카루셀(인터넷 정보서비스업)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도 받았지만 마찬가지로 별 탈 없이 넘어갔다. 인카루셀은 2015년 설립 당시에 자본금 천만 원에 불과했지만 한 달 뒤 국내 1위 아동복 업체인 아가방앤컴퍼니, 물티슈 제조업체 에이제이와 파트너십을 체결한다.

아가방은 2014년 10월 중국 랑시그룹이 인수하는데 하나은행은 중국법인을 통해 랑시그룹이 세운 프로젝트파이낸싱 북경랑자자산관리 유한공사에 거액을 출자하는 등 랑시그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로 인해 인카루셀이 아가방으로부터 특혜성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인카루셀은 2016년 11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가방 빌딩 15층으로 본사를 이전하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층에는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 모델로 소개됐던 요즈마 그룹 서울지사도 입주해 있었다. 요즈마 그룹 코리아 이원재 대표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박근혜 정부의 실세들과 어울리고 다닌 인물이기도 하다.

김정태 회장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도 기소를 면했다. 금융감독원은 2018년 4월 2일“김정태 회장의 연루 의혹은 추정일 뿐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채용 추천 메모중“김OO(회)”라는 메모까지 나왔지만 이를 김정태 회장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었다. 김정태 회장이 보이지 않는 권력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의심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에 대한 수사마저 빗겨가며 정점을 찍었다.

2017년 2월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의 금고지기 역할을 한 인물인 이상화 하나은행 본부장 승진과 청와대 개입 등을 조사하기 위해 김 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렀다. 그러나 특검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수첩 등을 통해 최순실이 이상화를 독일 하나은행 법인장에 앉히도록 인사 청탁을 한 것을 밝혀냈으면서도 김 회장을 기소하지 않았다. 김 회장이“권력의 강요를 받은 피해자”라는 논리였다.

김정태 회장이 2015년에 있었던 아들의 중국 추방 무마부터 아이카이스트 특혜 대출 의혹, 인카루셀 일감 몰아주기 의혹, 하나은행 채용비리 연루 의혹, 국정농단 사건 연루 의혹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의혹과 관련하여 면피될 수 있었던 것을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하나금융그룹 등 금융권 취재를 오래 해온 한 유력 언론사의 기자는 <리포액트>에서“취재를 하면 할수록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보호하기 위해 꼬리자르기 증언이 이어지고 검찰이 뒤를 봐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여러 정황들을 종합해보면, 분명 김정태 회장이 특정 세력의 비호를 받아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유동규가 기자들에게“왜 하나금융 취재는 안 하고 성남시에만 묻나?”고 되물었던 것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의 초기 사업에서 핵심 과제는 대규모 금융조달 여부였는데, 부동산 경기가 불투명해 은행권이 대규모 부동산 금융대출을 꺼리던 시기였던 2015년 당시에 대장동 도시개발과 관련한 하나금융그룹의 행보는 정상적인 시각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SK행복나눔재단 최기원 이사장은 화천대유에 브리지론으로 351억 원을 대여해주었고, 그후 하나금융그룹이 pf를 일으켜주었다. 사실상 화천대유와 함께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구성한 하나은행이 개발사업권을 따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이었다.

성남의뜰이 발행한 주식 가운데 하나은행을 주관 금융사로 하는 컨소시엄이 43만 주, 화천대유가 6만 9,999 주를 보유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배당금액을 보면 화천대유가 4,041억 원을 챙겼고 하나은행에 지급된 것은 32억 2천여만 원에 불과했다. 이러한 이익 배분은 초과이익을 보통주에 배당한다는 내용 때문이었는데 이는 화천대유가 이익의 거의 대부분을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었다. 그런데도 하나은행이 아무런 이의제기 없이 이런 설계가 이루어지도록 방임했다는 것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비상식적인 일이었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을까?

9월 24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언론에 던진 한 마디가 의미심장하다. 유 전 본부장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본질은 대형금융사가 왜 화천대유와 같이 입찰에 참여하게 됐는가 하는 부분이다.”

“그 부분만 살펴보면 된다.”

 

가장 핵심이 화천대유라고 한다면 왜 금융사가 화천대유와 그런 협약을 맺고 입찰에 참여했는지 살펴보면 되는 것이다. 하나금융그룹을 주관사로 하는 컨소시엄이 지분구조를 가지는 것이고 이에 관해 성남시에서 관여하거나 통제할 이유도 방법도 없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 컨소시엄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성남시가 알 수 없는 일이었고 알 필요도 없는 것이었다. 성남시로서는 공모사업에 제출된 제안서류만 평가해서 사업자를 선정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사업자가 선정되면 성남의뜰이라는 시행사를 만들어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모 지침서에 규정된 지분인 50%+1주만 갖고 나머지는 금융 컨소시엄에서 알아서 지분을 배분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것은 수익과 관련해서는 확정이익 환수 방식으로 사전에 공지했으므로 성남시로서는 확정수익만 환수하면 하나은행컨소시엄에서 적자든 흑자든 그들의 이익 배분과 관련해서는 관여할 책임도 권한도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유동규는 다음과 같이 거듭 말했다.

 

“수익과 관련된 부분은 우리가 알 수 없다.”

“금융기관과 화천대유 간 역학관계는 금융사에 물어보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그걸 성남시에 물으면 해답이 없는 것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도 곽상도 의원이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했다고 한다. 모 회사 최고위 관계자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하나은행컨소시엄을 무산시키고 산업은행컨소시엄에 동참할 것을 제안하자 김만배가 곽상도 의원에게 부탁해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깨지는 것을 막았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곽상도가 아들 곽병채를 화천대유에 취직시키고, 김만배에게 약속한 50억 원을 지불해줄 것을 집요하게 요구했던 것이 설명이 된다.

 

대장동 개발 민간업체에 1,800억 원대의 대출과 불법알선이 이루어진 사건이 당시 사건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검사에 의해 무마되었던 점에 대해서는 앞에서 살펴보았다. 이는 당시 초기 변호를 맡은 박영수 변호사와의 관계 때문일 것이라는 의심스러운 정황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그런데 사실은 2016년 국정농단 특검 때도 대장동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하여 봐주기식 수사를 한 정황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안원구 열린민주당 사무총장과 경향신문의 권호욱 선임기자가 대화를 나누었다.

 

“당시 언론을 통해 밝혀진 최태원 SK회장 사면거래 보도에 힌트가 있습니다.”

“보도를 보면 2015년 8월 10일 SK부회장이 의정부교도소에 복역 중인 최태원 회장을 만나“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우리 짐도 많아졌다.”,“분명하게 숙제를 줬다”라고 말하는데 이게 당시 특검은 암호로 봤어요. “왕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귀국은 사면을 숙제는 사면에 따라 SK가 치러야 할 대가로 본 것이죠.”

“SK는 최태원 회장 출소 이후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111억 원을 출연했는데 당시까지는 그 건만 숙제로 봤던 거죠.”

“그 보도가 나온 시점이 2017년 1월입니다.”

“그렇게 해놓고 나중에 결론을 어떻게 내렸냐 하면 다른 재벌, 예컨대 삼성과 롯데는 다 뇌물로 줬다고 해놓고 여기(SK)만 강요로 해서 빼버립니다. 강요로 뺐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건 SK는 피해자로 보는 겁니다.”

“SK를 봐준 이유가 2015년에 사면거래가 있었다고 확인했잖아요.”

“그러면 강요로 봐줄 수 없죠.”

“특검이 왜 봐줬을까를 생각하면 2015년도 6월 시점에 곽상도 아들과 박영수 특검 딸이 화천대유에 들어가지 않습니까.”

“그해 8월 15일 특별사면에 재벌 총수로는 유일하게 최태원이 사면을 받고요.”

“6월 시점에 곽상도 아들이 화천대유에 들어갔습니다.”

“8월 중순에 사면을 받았으니 6월이면 중간에 역할을 했던 사람이므로 알고 해줬다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자기들이 해줬던 게 드러날까봐 이렇게 처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는 것이고요.”

“당시 특검에서 재벌 관련 수사는 파견 검사였던 윤석열 팀장이 총괄을 했을 것이고….”

“네. 박영수의 명을 받아 윤석열이 했다는 데 답이 있다고 봅니다.”

“그 뒤에 전개된 내용을 보면 이미 자신들이 대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했다고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돈을 SK그룹으로부터 받아 자녀까지 보냈는데 당시 상황에서 박영수 특검은 수사가 아니라 덮어주기였을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SK그룹은 화천대유 사건의 여러 국면에서 등장하는데 검찰이 아직 들여다보지 않고 있습니다.”

“박영수 특검은 자신의 딸이 특검을 맡기 이전부터 화천대유에 다니고 있었고, SK가 화천대유와 관련된 것도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SK를 봐줄 생각이 있었고, 거기에 따라 윤석열은 SK그룹을 그냥 강요를 받은 피해자로 만들어주는 법기술을 발휘해 면죄부를 줘버린 것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연결고리를 따지고 들어간다면 3년 전부터입니다.”

“돈의 흐름을 보면 2014년 동양매직 건 때부터였어요.”

“물론 그때는 화천대유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모펀드의 수상한 흐름이 포착된 것이었거든요.”

“동양매직을 SK 쪽에서 사는 데 관여돼 있는 것이 SK네트웍스지요.”

“다시 SK증권은 화천대유 관련으로 등장하고요.”

“대장동 개발을 담당한 성남의뜰의 최근 3년 배당금을 보면 우선주로 분류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가져간 1,830억 원인데, 보통주로 분류된 14.28%를 가진 ㈜화천대유자산관리가 577억 원을 가져가고 85.72%를 가진 SK증권이 3,463억 원을 가져가는 것으로 돼 있어요.”

“공식적 투자자는 SK증권이었는데 알고 보니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관련자였던 천화동인 1~7호가 실질적인 투자자였던 거 아닙니까.‘

“돈의 흐름을 보면 김만배가 처음부터 자기들이 민간개발을 하려고 사무실에서 협의까지 한 상황인데 안 되다가 SK그룹이 돈을 넣어주면서 시작된 거예요.”

“화천대유를 처음부터 짚어보면 산하에 천화동인 1호부터 7호까지 만들어 그들을 태우고 들어왔는데 밖에서 봤을 때는 SK증권과 하나금융지주가 들어오는 걸로 보였다는 말인가요?”

“당시 공모지침을 보면 금융기관만 들어올 수 있고 건설업자 등은 배제하도록 돼 있어요.”

“그런데 천화동인에 숨어 있는 김만배를 제외하고 남욱, 정영학, 조우형 등은 이미 시행사업을 하면서 문제를 야기했던 사람들이잖습니까.”

“그랬죠. 원래 그 사람들은 거기에 못 들어가게 돼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 들어오는 사람들을 숨겨, 들어오게 해준 것이 SK증권이고요.”

“김만배를 화천대유의 주인으로 내세웠다는 것은 유일하게 김만배만 과거 대장동 개발 사건에 연루돼 직접 수사를 받거나 했던 인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만배를 회장으로 세웠다고 저는 봅니다.”

 

안원구 사무총장과 권호욱 선임기자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만배는 과거 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대주주일 뿐,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는데 나중에 남욱이나 정영학의 진술을 보면 회장님으로 불렸어요.”

“고문으로 데리고 온 법조 사람들은 김만배와의 친분관계로 이용된 것 아닙니까?”

“그래서 김만배를 중심인물로 봤는데 돈의 흐름을 중심으로 보면 어떤 작전세력이 들어온 것이다. 이렇게 봐야 한다는 말입니까?”

“김만배는 2011년부터 개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법조 출입기자로서 인맥도 과시했고, 특히 박영수와 곽상도와는 특별한 관계였던 것 같습니다.”

“곽상도는 대학 동문이기도 했고요.”

“결국 이 사람들 전체를 총괄해 정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한 사람이 김만배였던 것 같습니다.”

“김만배가 인간관계도 원만했고, 또 혼자 먹는 스타일이 아니니 그 사람을 중간에 세우게 된 배경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들이 외피를 쓴 금융기관은 SK증권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은행도 있습니다.”

“SK증권도 그렇지만 하나은행은 왜 들러리를 서줬는지 궁금합니다.”

“SK증권의 경우 당시 감옥에 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특별사면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요새는 10억 원만 현금이 움직여도 자금 흐름이 전부 다 드러나게 돼 있어요.”

“퇴직금을 주거나 아니면 업체를 하나 등장시켜 그 사람들에게 업체로 주는 식입니다.”

“그래서 화천대유라는 곳에 투자를 해주는 방식으로 해서 나중에 지분을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거나 자녀들을 취직시켜 직장에서 월급을 주는 방식으로 우회해 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겁니다.”

“실제로 곽상도의 아들이나 박영수 특검의 딸이 근무했죠.”

“곽상도 아들에게는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을 지급했고.”

“그런데 그렇게 하려고 한다면 당장 그 시간에 주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받게 되는 것인데 서로 신뢰를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중간에 세웠는데 그 믿을 수 있었던 사람으로 김만배가 유일했던 거죠.”

“실제 이경재 변호사는 화천대유가 설계된 시점과 이익이 실현된 시점이 달랐다고 주장했습니다.”

“계속 돈이 나가기만 하다가 실제 실행되는 시점은 2018년 이후 아닙니까?”

“네. 그 이후부터 계속 실행이 됐을 것으로 보이고 일부는 약정해 놓고 아직도 못 주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영학 이야기에 의하면 그때 약정 시점이나 이런 것들은 검찰에서 진술이 확보돼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수사가 안 이뤄지고 있잖습니까.”

“고문으로 참여한 검찰 출신 법조인들도 그렇지만 천화동인을 태운 SK증권이나 대여금 형식으로 지출했다가 투자금으로 전환한 킨앤파트너스, 이른바‘개인3’으로 돼 있던 최기원 관련으로도 소환수사를 했다는 소식은 없어요.”

“검찰은 일단 SK그룹까지 수사에 들어가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봅니다.”

“만약 검찰이 SK그룹을 건드리면 대형사건으로 가야 하는데 회계사였던 정영학은 그 내용을 다 알 수 있는 사람이고 김만배나 남욱 그리고 박영수 정도는 이 내용을 모를 수가 없다고 봅니다.”

“압수수색은 그냥 이제 수사를 시작한다는 하나의 신호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정영학이나 남욱, 김만배로부터 진술을 확보하는 것이 검찰의 능력이고요.”

“50억 클럽에 대한 제 시각은 이겁니다.”

“화천대유를 저는 1기와 시행에 들어가는 2기를 구분해 봐야 한다고 보는데, 이익배분 구조를 설계한 1기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호에서 7호까지 가져간 돈이 4,000억 원 이상이에요.”

“거기에서 50억, 100억 원씩 나갔다면 그 돈이 누구의 몫에서 나갔나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화천대유에 들어오는 돈을 보면 SK가 400억 원을 최기원이라는‘개인3’으로부터 킨앤파트너스에 이자율 10%로 빌려주고 그중 351억 원을 화천대유에 6.9%의 이자율로 빌려준 것은 이상한 흐름입니다.”

“아직까지 최기원 씨는 킨앤파트너스로부터 원금도 받아온 기록이 없습니다.”

“킨앤파트너스로부터 남욱은 아직 이익도 실현되지 않은 자기 소유 천화동인 4호 지분을 담보로 60억 원을 빌려가요. ”

“그때 가지고 있던 돈은 8,000만 원밖에 안 되는데 60억 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그것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 말이 됩니까.”

“2015년도, 그러니까 천화동인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킨앤파트너스는 그런 내용을 다 알면서 빌려준 겁니다.”

‘정리하자면 화천대유의 1기가 있고 시행까지 하는 2기가 있는데 이게 다 1기 때 벌어진 일이라는 거죠.’

“1기 때 나눠줬다고 봐야 하는 거죠.”

“화천대유가 577억 원을 받아오고 천화동인에서 3,463억 원을 받아오잖아요.”

“곽상도 아들과 박영수 딸은 화천대유에서 나갔고 퇴직금 형식으로 지급했으니까 나머지 사람들, 예를 들어 최재경이니 강찬우니 김수남이니 이런 사람들은 누구 몫에서 나갔는지만 보면 어떤 도움을 줬는지 알 수 있습니다. 부산저축은행 사건에서 도움을 줬는지, 아니면 수원지검 수사 때 도움을 줬는지 아니면 최순실이 최태원 사면거래에 도움을 줬는지 등 말이죠.”

“그렇게 보는군요.”

“이걸 구분지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돈만 수사하면 받아간 사람하고 준 사람하고 어디서 무슨 거래로, 어떤 도움을 줬고 대가가 뭐였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수사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봐요.”

“수사기록을 보면 유동규에게 700억 원을 주고 그중 5억 원인가 뭐를 줬다고 지금 배임으로 걸어놨는데 그거는 이런 사면거래와 관계없는 걸로 지금 보이거든요.”

“검찰 기소 내용을 보면 화천대유1과 시행하는 화천대유2 사이에 대장동 5개 블록을 거래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그것을 사가는 과정에서 평당 1,500만 원으로 적용해야 할 것을 1,400만 원으로 적용하면서 성남의뜰에다 그만큼 손해를 끼쳤다고 돼 있어요.”

“그런데 그 거래라면 이재명과는 관계가 없죠.”

“그럴까요? 유동규가 다른 사람과 상의 없이 혼자 결정했다는 뜻이 되는 건가요?”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입장에서는 확정적으로 돈을 받기로 했습니다.”

“확정된 금액을 받기로 약정됐기 때문에 문제는 민간영역에서 자기들끼리 나누는 구조가 되는 것이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더 받든 덜 받든 금전적 관계가 없기 때문에 이것을 계속 배임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겁니다.”

“유동규가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라 시장실 2층을 찾아갔다.”

“그러니까 정진상 정책실장을 찾아가 다 논의하고 결제를 받고 진행했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이 정진상을 공격하는 것은 그가 현재도 대선 선대위에 있지만 변호사 시절 사무장 때부터 이재명을 보좌해온 최측근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한 몸이고, 그걸 결정한 게 이재명 후보라고 보는 거죠.”

“그런 정치적 공세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약 저였더라도 공무원이라면 그런 판단을 했을 거예요.”

“거꾸로 자기가 떠난 뒤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그때 확정을 받지 왜 받지 않았냐고 공격을 당할 수 있으니까요.”

“어차피 똑같은 위험부담을 지는 거라고 봅니다.”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비판도 가능합니다.”

“본인 말대로 몰랐다면 그건 또 무능한 것이 아니었냐는 거죠.”

“이게 이제 막 이슈가 되고, 대통령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니 털끝만한 부분에 현미경을 가져다 대서 큰 것같이 보입니다.”

“시행이라는 것이 원래 그래요.”

“인맥을 동원해서 돈 주고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불법만 아니라면 시행은 원래 이런 과정을 거치거든요.”

“시행도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것과 비슷하겠죠.”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 애매하게 걸쳐있는......”

“그렇습니다.”

“투자를 예를 들면 하나은행에서 투자를 끌어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하나은행도 거기서 보면 이자도 다 받아갑니다.”

“다만 거기서 배당수익은 크게 안 받아가요.”

“정리하자면 돈을 대주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혹시 누구와 무슨 관계가 있어 한 것 아니냐는 문제는 있지만 하나은행도 수백억의 자금 이자를 받아가게 돼 있어요.”

“검찰이 걸어놓은 배임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하나은행도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이 이 사업에 하나은행이 돈을 안 댔으면 사업이 진행은 안 되는 것 아닙니까.”

“물론 이자는 받아갔지만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개인들이 8,000만 원 넣고 1,000억 원을 받아갈 정도라면 하나은행도 그 정도의 지분을 요구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요구하지 않았던 것은 의심스러운 점은 있는 거죠.”

“다시 말해 겉으로 보기엔 같은 금융기관인데 하나은행은 거의 안 먹고 SK증권에 다 몰아준 셈이죠.”

“수사는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합니까?”

“몫이 정해져 있고 50억 클럽까지 나왔는데 누가 누구 몫에서 누구에게 돈을 줬는지만 밝히면 수사는 끝입니다.”

“그럼 무엇을 대가로 그걸 주고받았는지, 그다음에 SK그룹은 왜 400억 원이나 돈을 주고도 한 푼도 안 받아가고, 받아야 하는 돈을 다른 개인에게 가도록 해놨느냐를 규명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2016년 특검이 밝혔던‘영등포교도소에서 SK그룹 부회장이 최태원 회장에게 건넸다는 숙제’라는 암호의 숙제를 찾아가는 작업이 그 뒤에 이어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SK그룹에서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기부한 111억 원은 당시 전경련이 20대 그룹에 그룹 규모 등을 고려해 출연하도록 한 준조세성 자금으로, 국정농단 사건 수사 당시 검찰도 이를 뇌물로 인정하지 않고 불기소 처분했던 겁니다. 당시 박영수 특검에서 법적 기술을 발휘해 SK그룹의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111억 원은 뇌물이 아니었고, 박근혜 정부의 강요로 SK를 피해자로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SK는 전경련 분담금 이외에 추가로 제공한 것이 없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를 거부하고, 독대에서 특별한 청탁이 없었음이 확인돼 불기소 처분된 것이죠.”

“덧붙여 최태원 회장의 불기소 처분은 박영수 특검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박 특검의 업무시한 종료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지검장)에서 이루어진 겁니다.”

 

박영수 특검의 딸과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근무가 최태원 회장의 사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곽상도 의원의 경우 청와대 민정수석 근무 시기(2013년 2월~8월)가 최 회장의 형 확정 시점(2014년 2월) 이전이기 때문에 사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SK증권이 천화동인 1~7호가 숨어들어오는 외피가 되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SK증권 측에 따르면“천화동인 관계자들이 찾아와 특정금전신탁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해서 신탁서비스를 제공하고, 천화동인 1~7호로부터 계좌마다 100만 원씩 총 700만 원의 신탁보수(수수료)를 받은 것이 전부이며, 개발수익 3,463억 원은 SK 증권과 무관한 돈”이라고 밝혔다.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의 아버지 남정과 곽상도 전 의원이 친분이 있었던 것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의 안민석 의원은 SNS에 이렇게 글을 올렸다.

 

“남욱 변호사의 아버지인 남정과 곽상도의 관계도 파악했다.”

“2014년 경기남부경찰청과 수원지검에서 조사받던 남욱 당신의 부실수사 배후가 누군지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경찰 수사를 지휘하던 성남지청이 아니라 수원지검으로 남욱 당신의 수사를 넘긴 검은 손의 큰 힘도 잘 알 것이다.”

“2015년 9월 정윤회의 집사이자 최순실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를 화천대유 고문에 누가 추천했고, 그가 왜 고문에 들어왔는지도 당신은 알 것이다.”

“ 당신이 밝히지 못하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말들을 움직인 VIP의 실체는 누구인가? 대장동 VIP가 이재명 후보가 아니라고 사실대로 분명히 말하기 바란다”

 

연합뉴스 박재현 기자에 따르면, 검찰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출신 박영수 변호사와 2015년 천화동인 4호 남욱을 변호한 양재식 전 특검보를 소환했다. 그는 풍동 개발 사건과 조우형 사건에서도 담당 변호인을 맡아 일을 했으며 쌍방울 사외이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양 전 특검보는 2015년 수원지검의 대장동 사업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서 박영수 전 특검과 함께 남욱 변호사를 변호했는데, 이때 남욱 변호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1심과 2심 모두 무죄를 받고 풀려났다. 이때도 변호사법 위반이 아닌 알선 수재로 기소해야 하는 사안이었는데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하게 해서 무죄를 받게 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남 변호사는 2012년 일산 풍동 개발사업에도 관여했다가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당시에도 양 전 특검보가 박 전 특검과 변호인으로 나서 입건을 피할 수 있게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특검보는 2009년 대장동 민영개발 업자 이강길 씨의 시행사에 1,800억 원대 대출을 알선한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이 2011년 대검 중수부 조사를 받을 때도 박 전 특검과 함께 변호를 맡았다가 재판 단계에서 사임한 적이 있었다. 또한 그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제기된 쌍방울그룹에서 사외이사를 맡은 이력도 있다.

 

남 변호사를 비롯한 대장동 일당을 재판에 넘긴 검찰은 수사의 중심축을 50억 클럽으로 알려진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옮겼다. 박영수 전 특검과 곽상도 전 의원, 권순일 전 대법관,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 등이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당사자들이었다. 검찰은 이 가운데 혐의가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난 곽상도 전 의원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가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보강 수사를 거쳐 결국 구속하게 되었다.

검찰은 대장동 사업 전후로 성남 도시개발공사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성남시 공무원도 소환했다. 사업협약서 작성 실무를 담당했던 성남 도시개발공사 개발 1팀 소속 직원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성남시의 이익을 제한하고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한 대장동 개발 공모지침서와 사업협약서 작성 과정에 성남시 윗선의 관여 또는 묵인이 있었는지 조사하였다.

박영수 전 특검은 화천대유 고문 변호사로 일했다. 그리고 그의 딸은 2015년 6월에 입사해 최근까지 근무하면서 화천대유가 분양한 아파트 잔여분 한 채를 당시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분양받았다. 게다가 11억 원을 화천대유로부터 차입한 사실도 밝혀졌다. 박 특검의 아들은 이기성이 설립한 다른 회사에서 창업 멤버로 수개월 간 일하기도 했다.

또 박영수 전 특검의 외사촌 동생으로 알려진 대장동 분양대행사 더감 대표 이기성은 대장동 15개 블록 중 5개 블록의 분양사로 선정되었고, 김만배로부터 109억 원을 전달받아 그 중 100억 원을 2019년경 토목업자 나 모씨에게 전달했다. 이보다 앞선 2014년경에는 이기성이 김만배와 남욱 변호사 등에게 사업권 수주 대가로 50억 원을 주기로 약속했으며 실제로 45억 원 가량의 금액이 전달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박 전 특검은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법무법인에 드나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장동 사업 입찰 준비에 자신이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줄곧 주장했는데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는 그와 다른 증언을 하였다.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2014년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강남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관한 대장동 개발사업 입찰을 준비했다”

 

박영수 전 특검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에 자신과 가족 그리고 친인척의 이름이 오르내릴 때마다“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어왔으나 실상은 사업 준비 단계부터 깊이 관여해 왔던 것이다.

법무법인 강남은 박영수 전 특검이 2013년 2월부터 2016년 1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특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3년 10개월 간 대표로 재직한 사업체이다.

김만배는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화천대유를 설립하기 전 자기들끼리 자산관리회사(AMC) A사를 설립해 대장동 사업 공모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만배는 또“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주로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에 모여 대장동 사업 모델을 논의했는데, 이때 자신들의 측근인 정민용 변호사와 김민걸 회계사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시키는 방안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정민용 변호사와 김민걸 회계사는 2014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에 각각 전략사업실장과 전략투자팀장으로 입사했던 인물이었다.

당초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A사를 중심으로 하나은행, 부국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계획을 세웠으나 그 무렵 예금보험공사가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의 배임 혐의 등을 포착해 수원지검에 통보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게 되었다. 검찰 수사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사업 전면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이들은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AMC를 설립하기로 결정했고, 2015년 2월 6일 김만배를 전면에 내세운 화천대유를 창립하게 된 것이다. 이때 이들이 제안한 내용에 대해 김만배는 이렇게 밝혔다.

 

“당초 A사 지분 15%를 줄 테니 얼굴마담으로 참여하라는 제안을 받고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