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2038년까지 전국에 108.3기가와트(GW)의 재생에너지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호남의 풍력, 태양광 발전소에서 전체 재생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담당할 계획이다.
이렇게 생산한 재생에너지는 어디에 쓸까?
호남평야에?
아니다.
호남은 지금도 전기가 남아돌아서 한전은 신규 태양광 발전소를 호남에 짓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다.
정부는 호남에서 수도권까지 송전선을 깔아 전기를 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산과 들에 송전탑이 설치되고, 도시라도 만나면 땅을 파서 전선을 묻어야 한다.
흉물스러운 송전탑을 세우고 위협적인 전선을 연결하느라 온 나라가 공사판이 된다는 의미다.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끌고 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거기에 공장이 몰려 있기 때문이지.
안 그래도 몰려 있는데 거기에 전기 많이 먹기로 유명한 반도체 팹을 클러스터 단위로 만들겠다고 한다.
그럼 더 많은 전기를 끌고 가야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은 최대 10GW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원전 1기 용량이 보통 1GW다.
원전을 10개 더 만들 수는 없는 일이고, RE100때문에라도 반도체 클러스터에 재생 에너지가 필요하니 전선을 깔 수밖에 없는것이다.
이걸 이재명은 에너지고속도로라고 부르더라.
송전탑, 송전선이라고 부르면 지역주민들이 반발할까 봐 그렇게 이름을 바꾼 것인지도 모르겠다?
윤석열은 원래 그런 놈이라고 쳐도 이재명까지 반도체 쪽 이야기만 나오면 왜 이렇게 눈과 귀를 막고 재벌들 원하는 대로만 하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반도체 팹이 10GW의 전기가 필요하면 그 전기가 있는 곳에 팹을 짓는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호남 재생에너지 생산지 근처에 반도체 팹을 지으면 송전탑, 송전선 다 필요없고, RE100 한방에 해결되고, 지역균형 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 등 우리의 발목을 잡았던 모든 과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반도체 팹처럼 최첨단 산업은 고급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도권에 지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삼성은 고급인력 필요없어서 중국 시안에 팹을 짓고,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고급인력이 많아서 거기에 팹을 지었을까?
그 오지에 한국에서 파견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고급인력들 지금도 버글버글하다.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팹을 지으면 필요한 인재들이 알아서 짐싸가지고 가게 되어 있다.
미국은 아이다호, 오하이오, 텍사스 등 사막 한 가운데 팹을 지었고, 일본도 도쿄에서 비행가 타고 몇시간 가야 하는 구마모토와 홋카이도에 팹이 있다.
다른 나라 사례를 다 찾아봐도 전기 많이 쓰고, 물 많이 버려야 하는 반도체 팹을 수도권에 짓는 경우가 거의 없다.
내란세력 소통이 워낙 중요해서 이번 선거 끝날 때까지 어지간하면 싫은 소리 안하려고 맘 먹긴 했는데, 에너지고속도로 이야기가 자꾸 들려서 이게 더 구체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막아야겠다.
에너지고속도로?
이런고속도로는 없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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