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대만 컴퓨텍스(COMPUTEX 2025) 무대에서 키노트 발표를 했다.
그는 “AI는 전기, 인터넷에 이은 세 번째 인프라입니다”라고 선언하며, 유튜브 영상 속 장면처럼 그 인프라의 시작점을 대만이라고 명확히 가리켰다.
대만은 TSMC가 있는 나라다. 세계에서 가장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구현하는 이 공장에는 애플, 엔비디아, 구글, 심지어 인텔까지 줄을 선다.
하지만 젠슨 황이 이번에 강조한 것은 단순히 칩이 아니었다. 그는 AI 팩토리 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GPU가 탑재된 서버, 이를 연결하는 초고속 인터커넥트(MVLink), 액체 냉각 시스템, 시뮬레이션을 위한 디지털 트윈, 그리고 실제 공정 현장을 움직이는 로봇까지, 이 모든 요소를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는 것. 그는 그것을 기술이 아닌 생태계 라고 불렀다.
그 생태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대만 정부는 1973년부터 국가 주도로 공업기술연구원(ITRI)를 설립하고, 민간 기업들이 패키징, 시스템 설계,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왔다.
그 결과로 TSMC의 칩, Foxconn의 조립, Quanta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졌고, 지금의 대만 AI 생태계가 현실이 된 것이다.
젠슨 황은 “우리는 대만과 30년 동안 함께 성장해왔다”고 말했다. 그 말은 단순한 기술의 연대기이자, 산업정책의 성찰로 보인다.
반면, 한국은 어땠는가. 삼성이라는 독보적인 기업 하나에 산업을 맡긴 채, 공공의 전략은 실종되고, 민간의 성과를 곧 국가의 실력이라 착각해왔다.
우리가 메모리 반도체 1위에 도취된 사이, 세계는 계산하고 추론하고 생성하는 AI 칩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물론 삼성전자, 하이닉스, 네이버, 카카오, 여러 유망 스타트업이 있다. 하지만 그 존재만으로 충분한가? AI 반도체, GPU 클러스터, AI 팩토리, 로보틱스 시뮬레이션, 디지털 트윈, 공공 슈퍼컴퓨터… 우리는 각각의 기술 조각은 가지고 있을지 몰라도, 그것들을 연결하는 국가적 생태계는 부재하다.
젠슨 황은 이번 발표에서 이 모든 기술을 하나의 시스템, 하나의 생태계, 하나의 인프라로 통합해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대만을 앉혔다.
대만은 30년 동안 준비했고, 우리는 30년 동안 몇몇 대기업의 성공에 도취되어 스스로를 착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NotebookLM : https://notebooklm.google.com/notebook/7f0f316a-245a-435b-8227-e775abd83d75/audio
출처: https://www.youtube.com/live/TLzna9__DnI?si=iyV5x1wWBVSOfM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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