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지구만들기/Rainwater

시각을 알려 주는 물시계

지오마린 GeoMarine 2010. 6. 21. 18:54

우리는 현재 시각을 알고 싶거나 얼마나 시간을 흘렀는지 알고 싶을 때 시계를 봅니다. 우리나라에 처음 시계가 들어온 것은 1631년이었어요. 그럼 그 전에는 어떻게 시간을 알 수 있었을까요?

 

 조선 시대 왕의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는 백성들에게 일할 시각과 쉴 시각을 알려 주어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해시계는 간단하고도 정화학 시간 측정기였기 때문에 표준 시계로 쓰기에 적합했지만, 흐린 날이나 밤에는 쓸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해시계 외에도 시간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또 있었습니다. 삼국 시대부터 이용했던 물시계이지요. 물시계는 큰 그릇의 물이 일정한 솓고로 작은 그릇에 떨어지게 하고, 작은 그릇 안에는 눈금을 새긴 잣대를 넣어 물이 차면 물통이 떠오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잣대가 떠올랐을 때 시간을 읽는 것이에요.

 

 물시계는 비교적 정확한 시계였습니다. 하지만 시계 옆에서 사람이 지키고 있따가 잣대를 읽고 북과 징을 쳐서 시각을 알려야 하는 번거움이 있었습니다. 또 관리 요원이 깜빡 졸다가 때를 높치거나 눈금을 잘목 읽으면 정화학 시간을 알 수 없었어요. 실수를 한 관리 요원은 처벌을 받거나 파면을 당하기 일쑤였지요.

 

 이런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세종대왕(1397~1450)은 장영실 등의 과학자에게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시각에 따라 스스로 알릴 수 있는 시를 만들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자동 물시계가 바로 자격루예요.

 

 자격루는 시계 장치와 시각을 알려 주는 시보 장치로 구분됩니다. 시계 장치는 물을 내보내는 물통과 물을 받는 물받이통으로 이루어져 잇어요. 이 중 물을 내보내는 물통을 파수호, 물을 받는 통을 수수호라고 부릅니다.

 

 파수호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이 수수호에 고이면 부력(물에 뜨려는 힘)에 의해 눈금이 있는 잣대가 올라옵니다. 잣대가 올라오면 미리 준비된 구슬이 떨어지고, 이 구슬은 시보 장치로 굴러가 시각을 알려줍니다. 참으로 과학적이고 편리한 시계였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장영실이 만든 자격루는 현재 남아 있지 않습니다. 덕수궁에 있는 보루각 자격루는 종종 때 만들어진 자격루로서, 시계 장치 부분만 일부 남아 있을 뿐이에요. 자격루의 모습은 <세종실록>에 기록으로 남아 있을 뿐, 설계도나 궁중도 같은 글미 자료가 없습니다. 그래서 당대 세계 최고라는 자격루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웠어요.

 

 지금은 다행스럽게도 자격루의 구조와 원리가 밝혀져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국립고궁박불관은 장영실의 자격루를 570여 년만에 원형 그래도 복원하여 2007년 11월 28일부터 일반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장영실이 만든 자격루가 어떤 모습인지 한번 보러 가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