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활용해 수도요금 아낀 곳
[인천] “경기장 안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에 운동하러 왔다가 경기장의 조경과 꽃 향기 때문에 벤치에 앉아 있어요”
이곳은 인천 문학동에 있는 문학경기장. 조영희씨(50·여)는 여유롭게 웃으며 경기장 안을 가리켰다. 그곳에선 소나무, 스트로브 잣나무, 명자나무 등 약 33만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경기장이라기 보단 공원에 더 가깝다.
이렇게 많은 나무를 키우려면 많은 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곳에선 별 걱정이 없다고 한다. 빗물과 지하수를 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춰 하루 필요량 130톤을 충당하고 있다.
빗물이용시설을 아시나요?
정부는 2001년 9월 환경부 수도법 시행령 15조를 개정해, 지붕 면적이 2400㎡ 이상이고 관람석이 1400석 이상인 운동장과 체육관에 빗물이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에선 2002년 1월 문학경기장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해 나무와 잔디를 관리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인천시청 오수관리팀 빗물이용시설 담당자 윤기범씨는“선진국에서도 도시형 홍수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환경을 복원하는 방법의 하나로 빗물의 저류와 지하수 이용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는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문학경기장 내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야구경기장의 잔디는 2만7641㎡로, 하루 평균 약 130톤, 월 평균 3790톤의 물이 필요하다. 관리사업소에선 스프링클러로 하루에 두 번 20분씩 잔디에 물을 주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물은 빗물과 지하수로 충당한다. 우선 빗물을 모으기 위해 문학경기장 관리사업소에선 주경기장 지붕 1만7500㎡에 내린 빗물을 모은다. 지붕 밑에 설치한 검정 파이프로 모은 물에서 나뭇잎과 흙, 모래 등 이물질을 거른 뒤 관리소 지하1층 저류조에 모은다.
현재 경기장 내에는 두 대의 저류조가 있는데, 용량은 각각 300톤 규모로 총 600톤의 빗물을 모을 수 있다고 한다.
빗물의 활용도가 낮은 이유
하지만 전체적으로 빗물의 활용도는 낮다고 한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 사용량은 3만4323톤에 불과했다. 하루 평균 130톤으로 환산하자면, 264일분에 불과하다. 이렇게 활용도가 낮은 것은 인천시의 강수량이 연 1100mm로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관리사업소 시설팀 성노혁 대리는 “비가 많이 와야 하는 데 겨울이나 봄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아 현실적으로 빗물을 이용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면서 “하룻동안 쓰는 물의 양이 일정해 빗물은 비가 오는 날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천시에선 2007년부터 유출지하수과 빗물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유출지하수란 문학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지하수로, 하루 평균 3000톤이 발생한다. 문학경기장에선 그 중 300톤을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사업소측에선 상수도 이용요금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었다. 인천상수도사업소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2만3064톤을 사용해 약 3874만원을 아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인천시청 오수관리팀 윤기범씨는 “이곳엔 옛날부터 문학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모아두는 우물이 있었는데, 하루 발생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사용해 보자는 취지였다”며 “지하수는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다시 흡수하기 때문에 빗물 활용도를 높일 뿐 순환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빗물이용시설을 제대로 갖춰 빗물이용률 높일 것
빗물과 지하수를 활용해 상수도를 절약하는 것은 물 절약 차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빗물을 100% 활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저류조에 계기판이 없어 저류조에 얼마나 물이 차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저류조가 지하수로 가득 찬 상태라면, 빗물을 고스란히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시는 빗물이용시설의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함에 따라 해결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한다. 인천시청 오수관리팀 윤기범씨는 “빗물 저류조를 1200톤으로 확대하고, 유출지하수 저류조와 이원화해 빗물과 유출지하수를 따로 모을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빗물 저장 공간을 최대로 늘리기 위해 저류조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할 예산을 50억 정도 편성했고 결재가 나면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겨울철에는 문학경기장에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유출 지하수 활용 방안으로 인근 목욕탕과 연계해 이용할 예정"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빗물과 지하수를 활용하는 것은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적 흐름과 같이 한다. 물순환 사업을 지속적으로 꾀한다면 상당량의 물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정책기자 남라다(직장인) radaya@nate.com
이곳은 인천 문학동에 있는 문학경기장. 조영희씨(50·여)는 여유롭게 웃으며 경기장 안을 가리켰다. 그곳에선 소나무, 스트로브 잣나무, 명자나무 등 약 33만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경기장이라기 보단 공원에 더 가깝다.
이렇게 많은 나무를 키우려면 많은 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곳에선 별 걱정이 없다고 한다. 빗물과 지하수를 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춰 하루 필요량 130톤을 충당하고 있다.
빗물이용시설을 아시나요?
정부는 2001년 9월 환경부 수도법 시행령 15조를 개정해, 지붕 면적이 2400㎡ 이상이고 관람석이 1400석 이상인 운동장과 체육관에 빗물이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에선 2002년 1월 문학경기장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해 나무와 잔디를 관리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문학경기장의 빗물 저류조에는 빗물 600톤을 저장할 수 있다. |
인천시청 오수관리팀 빗물이용시설 담당자 윤기범씨는“선진국에서도 도시형 홍수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환경을 복원하는 방법의 하나로 빗물의 저류와 지하수 이용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는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문학경기장 내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야구경기장의 잔디는 2만7641㎡로, 하루 평균 약 130톤, 월 평균 3790톤의 물이 필요하다. 관리사업소에선 스프링클러로 하루에 두 번 20분씩 잔디에 물을 주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물은 빗물과 지하수로 충당한다. 우선 빗물을 모으기 위해 문학경기장 관리사업소에선 주경기장 지붕 1만7500㎡에 내린 빗물을 모은다. 지붕 밑에 설치한 검정 파이프로 모은 물에서 나뭇잎과 흙, 모래 등 이물질을 거른 뒤 관리소 지하1층 저류조에 모은다.
현재 경기장 내에는 두 대의 저류조가 있는데, 용량은 각각 300톤 규모로 총 600톤의 빗물을 모을 수 있다고 한다.
빗물이용시설로 모은 조경용수로 주경기장 잔디에 물을 주고 있다. |
빗물의 활용도가 낮은 이유
하지만 전체적으로 빗물의 활용도는 낮다고 한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 사용량은 3만4323톤에 불과했다. 하루 평균 130톤으로 환산하자면, 264일분에 불과하다. 이렇게 활용도가 낮은 것은 인천시의 강수량이 연 1100mm로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관리사업소 시설팀 성노혁 대리는 “비가 많이 와야 하는 데 겨울이나 봄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아 현실적으로 빗물을 이용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면서 “하룻동안 쓰는 물의 양이 일정해 빗물은 비가 오는 날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천시에선 2007년부터 유출지하수과 빗물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유출지하수란 문학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지하수로, 하루 평균 3000톤이 발생한다. 문학경기장에선 그 중 300톤을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사업소측에선 상수도 이용요금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었다. 인천상수도사업소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2만3064톤을 사용해 약 3874만원을 아낄 수 있었다고 한다.
주경기장 지붕에 설치한 검정 파이프로 빗물을 모아 저류조로 보낸다. |
인천시청 오수관리팀 윤기범씨는 “이곳엔 옛날부터 문학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모아두는 우물이 있었는데, 하루 발생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사용해 보자는 취지였다”며 “지하수는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다시 흡수하기 때문에 빗물 활용도를 높일 뿐 순환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빗물이용시설을 제대로 갖춰 빗물이용률 높일 것
빗물과 지하수를 활용해 상수도를 절약하는 것은 물 절약 차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빗물을 100% 활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저류조에 계기판이 없어 저류조에 얼마나 물이 차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저류조가 지하수로 가득 찬 상태라면, 빗물을 고스란히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시는 빗물이용시설의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함에 따라 해결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한다. 인천시청 오수관리팀 윤기범씨는 “빗물 저류조를 1200톤으로 확대하고, 유출지하수 저류조와 이원화해 빗물과 유출지하수를 따로 모을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빗물 저장 공간을 최대로 늘리기 위해 저류조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할 예산을 50억 정도 편성했고 결재가 나면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겨울철에는 문학경기장에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유출 지하수 활용 방안으로 인근 목욕탕과 연계해 이용할 예정"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빗물과 지하수를 활용하는 것은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적 흐름과 같이 한다. 물순환 사업을 지속적으로 꾀한다면 상당량의 물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정책기자 남라다(직장인) raday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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