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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노공기방울 실시간 관찰 성공

지오마린 GeoMarine 2015. 2. 8. 17:27

 국내 연구진이 고진공에서도 액체 시료를 안정하게 보호하는 그래핀 구조체를 이용해 수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작은 공기방울(나노버블)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홍병희·조성표 교수팀은 8일 그래핀 필름 사이에 액체를 가두는 방법으로 초고진공 전자현미경 안에서 나노공기방울이 생성돼 성장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고 밝혔다.

그래핀 액체 셀 내부의 나노버블의 모습.

 (a-d)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위에서 관측된 나노버블의 모습.

(e-h) 휘어진 전자현미경용 그리드를 이용하여 측면에서 관측된 나노버블의 모습. 스케일 바는 10 nm.

 

이번에 관찰한 나노버블은 지금까지 관찰된 것 중 가장 작은 크기로 향후 자연계의 액체 속 기체 발생·전달 현상 연구뿐 아니라 잠수병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 규명과 치료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끓는 물이나 폭포수, 탄산음료 등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공기방울은 대부분 바로 사라지지만 나노버블은 액체 속에서 길게는 수개월에 이르는 긴 시간 사라지지 않고 존재해 자연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나노버블은 크기가 너무 작아 내부를 볼 수 없고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없어 나노버블의 존재와 신비한 특성을 규명하려는 연구에 큰 진전이 없었다.

연구진은 탄소 원자가 6각형 벌집 모양으로 결합해 원자 한 층 두께의 평면 구조를 이루는 그래핀 필름 사이에 액체를 가두고 그 속에서 나노버블이 생성되고 성장한 뒤 소멸하는 모습을 초고진공 전자현미경으로 실시간 관찰했다.

그 결과 나노버블이 합쳐져 성장할 때 상대적으로 작은 나노버블이 큰 나노버블로 흡수되는 현상(오스트발트 숙성)이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오스트발트 숙성은 고체나 액체 입자가 성장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또 두 나노버블이 매우 가까울 때에는 기체가 액체에 녹았다가 전달되지 않고 가스형태로 직접 전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거시세계에서 일어나는 기체전달이론이 나노세계에서는 적용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홍병희 교수는 "사람 혈액이나 세포 안에도 많은 나노버블들이 존재하고 잠수병도 이런 나노버블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해 혈관을 막을 때 일어나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나노버블 연구는 기체의 발생, 전달을 포함한 다양한 자연현상과 생명활동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데 중요한 기초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