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여행·Travel

20210722-적도기니 말라보

지오마린 GeoMarine 2021. 8. 3. 17:56

요즘이 우기철이라 아침에 맑은 햇살을 볼 수가 없다.

오늘도 구름이 가득하다.

집을 떠나온 지 4일째인데 비행기 안에서 2일을 보내고, 이곳 호텔에서 이틀 밤을 보냈다.

오전 11시 40분경에 호텔을 출발해서 기니 대사관으로 갔다.

지난 3월 9일날 왔었고, 두 번째 방문이라 낯설진 않지만 처음 느꼈을 때보다는 건물이 많이 낡았었음 느낀다.

무엇을 하는지 이곳 저곳을 수리하느라 번잡스럽다.

2층으로 안내되어 대기실에 머무르다 대사 집무실로 들어갔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눴다.

준비해 간 설계도면을 내 놓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모든 일들이 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금액에서 큰 걸림돌이 생긴다.

내가 제시한 금액과 기니 대사가 제시한 금액의 편차가 크다.

한국 같으면 어떻게 든지 맞춰서 하면 될 것 같은데, 이곳 사정을 잘 모르는 입장에선 충분한 금액이 아니면 쉽사리 결론 내리기가 어렵다.

수많은 미사어구와 앞으로 좋은 프로젝트와의 연결 등을 이야기하며 적극적인 결론을 유도한다.

일단 한발 벗어나 다시 여러 상황을 판단해 보겠다고 하고는 물러났다.

대사 집무실에 TV가 LG 제품이다. 대사와 이야기 중에 세월호 사건이 화면으로 나온다.
대사님께서 쓰고 계시는 마스크도 한국산이다.
한국산 제품이라는 게 반갑지만 이런 곳 까지 어떤 경로로 왔을까 궁금해진다.

기니 대사관저를 벗어나니 구름 속에 묻혀 있던 햇살이 나타나 있다.

오늘 결론을 내리긴 어려워 한발 물러 셨다.

이럴 때가 제일 힘들다.

결론은 도출해야 하고, 그 결론이 향후에 미칠 파장이 어떻게 닦아 올진 아무도 모른다.

제일 쉬운 선택은 안 하면 된다.

그런데 그러기가 쉽지 않은 선택이 된다.

기니 대사관저

 

이곳은 인터넷 환경이 너무 안 좋다.

이렇게 글을 올리고 사진을 첨부하면 하루 정도가 지나야 겨우 올라가는 것 같다.

이러다 보니 SNS보다는 전화가 손쉽다.

이곳도 COVID-19를 피해 가진 못했지만 각가지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엘리베이터 조작은 스티로폼에 작은 나무 [잇쑤씨게]를 꽂아두어, 이를 뽑아 버턴을 누르고, 한번 사용한 건 컵에 두도록 한다.

엘리베이터 안쪽 버턴도 같게 되어 있고, 서 있을 때는 등지고 서 있으라고 바닥에 표시가 되어 있다.

지키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다.

한국에서 항공권 발권할 때 72시간 전에 PCR 검사받은 것으로는 적도기니 항공권 발권이 안된다고 개지랄을 해서, 네덜란드에서 다시 받고 왔는데, 이곳에 입국 시에는 누구 하나 처다 보는 사람이 없다.

이곳에선 PCR 검사를 정식으로 받으려면 USD $400불이지만 우리 돈으로 15,000원 정도 주면 그냥 해준다.

법과 제도라는 것도 민의가 수반되어야 가치가 있다. 이곳에선 법과 제도는 있으나 민의가 수반되지 않고, 우리나라는 법과 제도를 악용하는 사악한 엘리트들이 있다.

그래서 세상은 빈틈이 생기고, 그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 자기 사익을 얻으려 한다.

세상이 늘 어지러운 건 저마다 대의를 핑계 삼아 사욕을 쟁취하는데서 온다.

물론 빈틈이 많은 곳에서 사욕의 공간을 넓혀보려고, 이 먼 곳까지 왔다.

나도 본디 사악하다.

호텔에서 먹는 아침은 전 세계가 동일하다.

그저 그렇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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