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공무원을 무자비하게 자르는 이유: 할아버지를 보면 알 수 있다>
https://www.nytimes.com/2025/04/04/opinion/elon-musk-doge-technocracy.html?smid=nytcore-ios-share&referringSource=articleShare&fbclid=IwZXh0bgNhZW0CMTEAAR40LFh1ktbE0dSi2jKsLuy8knOAJLOVw7sayvKm7bj8OW_gDa89jNN3Jt8GSw_aem_YL9XhTR6olaHBILEvXceJA
Opinion | The Rise and Fall of Elon Musk
His belief that liberal democracy has failed and that technologists should lead can be traced to the unusual life of his grandfather.
www.nytimes.com
1. 일론 머스크의 국가효율부가 거침없이, 때로는 법도 무시하고 공무원을 자르고 부처를 사실상 폐지하는 것을 보면서 '정부의 역할을 어떻게 보고 있길래?' '어떻게 민주주의 정부에서 선출직도 아닌 머스크가 저런 일을 할 수 있는 거지?'라고 경악하는 이들이 많다.
2. 그런데 사실 머스크의 이런 행보는 90여년 전 그의 조부의 사상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즈에 실린 질 레포(Jill Lepore) 하버드대 역사법학자의 <일론 머스크의 동력이 된 실패한 사상>이라는 글을 요약했다.
3. 일론 머스크의 조부인 조슈아 핼드먼(Joshua Haldeman)은 1930년대 캐나다의 테크노크라시(Technocracy: 기술관료주의)를 이끄는 리더 중 하나였다. 핼드먼은 대공황 때 농장을 잃었다. 카우보이, 아마추어 비행사, 카이로프랙틱 시술자이자 음모론자였다.
4. 테크노크라시는 '자유(liberal) 민주주의는 실패했다. 정부를 아예 없애고 과학자와 기술자가 나라를 다스리게 하자'는 게 핵심 주장. 북미 대륙에 걸쳐 다양한 테크노크라시 분파가 생겨 팜플렛 등을 발행했다. 테크노크라트들의 주장 중엔 이런 내용들이 있었다.
☑️테크노크라시 운동은 "민주주의 이상, 즉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게 창조됐다는 기본 원칙을 따르지 않는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합병해야 한다
☑️선출직 공무원들을 과학자와 엔지니어로 교체해야 한다
☑️"우편시스템, 고속도로, 해양경비대가 더 효율적으로 바뀔 것이다. 중첩되는 부처들은 폐지된다. 90%의 법원이 사라진다."
☑️테크노크라트가 지배하게 되면 인간은 더 이상 이름을 가질 필요가 없고 숫자로 불리우게 된다. (머스크 아들 중 X AE A-12가 있다.)
☑️(선출직을 뽑는) 투표는 대부분 사라지게 된다.
5. 한때 한 분파에 무려 25만명의 회원이 있을 정도로 번성했던 테크노크라시는 민주주의가 번성하면서 사그라들었다.
이들은 이태리 파시스트처럼 회색 옷을 입고 회색 차로 퍼레이드를 벌였다.
1940년 캐나다 정부는 정부를 약화시키고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며 테크노크라트 팜플렛을 금지했다. 핼드먼은 "우리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라는 신문 광고를 냈다. 그는 미국에 입국하려다 입국 금지되기도 했다.
이후 캐나다의 반유대주의 '사회신용당' 당수를 지냈다.
6. 이후 핼드먼은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이 있던 남아공으로 이주한다.
흑인 민권운동이 '조작됐다'는 내용의 팜플렛을 뿌리기도 했다.
그는 서방 세계가 "강한 집단 마인드 조절"의 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하며, 인종은 평등해야 한다던지, 아파트르헤이트가 부도덕하다는 주장이 어처구니없다고 여겼다. 정부의 비효율을 감시하는 금융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7. 얼른 들어도 머스크의 행보와 매우 비슷하다. 할아버지의 영향력이 머스크에게 상당했던 것 같다.
☑️머스크는 후에 페이팔이 된 엑스닷컴을 설립했다. 페이팔 자체가 '은행을 필요없게 하자'는 생각에서 설립된 것이다.
☑️그는 팔았던 엑스닷컴 도메인을 다시 사들였다. 트위터를 인수해 엑스로 개명했다.
'워우크 마인드 바이러스(깨시민. 정치적으로 올바름)'를 퇴치하기 위함이었다.
할아버지의 '집단 마인드 조절' 퇴치 사상과 일치한다.
8. 머스크 뿐이 아니다. '미래주의(futurism)'은 실리콘밸리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가 됐다.
벤처캐피털리스트 마크 앤드리슨(머스크의 DOGE에 인력을 공급한)이 2023년에 발표한 "테크노-낙관주의 매니페스토"는 1909년 이태리 시인이던 필리포 토마소 마리네티의 "미래주의 매니페스토"에서 영감을 받았다.
미래주의 매니페스토는 폭력, 남성성을 미화하고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배격했다. 마리네티는 이후 무솔리니와 함께 "파시스트 매니페스토"를 작성하기도 했다.
9. 질 레포는 이렇게 글을 마친다.
"머스크주의는 미래의 시작이 아니다. 100년도 더 전에 시작된 자본과 노동간의 투쟁, 전제주의와 민주주의간의 투쟁의 끝을 의미한다. 도금 시대(Gilded Age)의 도둑남작(robber barons)들에게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볼셰비키 혁명, 공산주의, 반공주의, 1차 세계대전, 파시즘이 차례대로 나타났었다. 테크노크라시는 그런 사상 투쟁에 의해 나타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로 뉴딜과 현대 미국 자유주의가 생겨나기도 했다.
테크노크라시가 민주주의에 패배한 까닭은 테크노크라시는 자유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었다.
머스크는 정당 등의 개념이 없어서 실제 정치권력을 잡지 못했던 그의 조부와는 달리 권력 장악의 이론을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방식은 '과거에 죽은 로봇의 손아귀로 권력을 움켜쥐는' 것이다.
그 손아귀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은 살아 있는 이들의 몫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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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한 대담에서 대학을 탄압하는 미 정부에 맞서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에서 과연 살아 있는 이들이 1930년대 사상에 뿌리를 둔 머스크의 미래주의에 맞설 수 있을까?
🗣️민주주의는 여전히 승리할 수 있을까?
🗣️기술이 인간을 구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기술에 매몰되면 인간을 지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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