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235

20210723-적도기니 말라보

[7월 23일] 갑자기 약속이 취소됐다. 흔히 있는 일이다. 호텔에 그저 있다가 자동차로 대서양 해변으로 나갔다. 좌측은 해군 함정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화물선과 여객선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건너편은 카메룬이다. 셀러 더와 피자, 커피를 한적한 바닷가 카페에서 했다. 수출입의 주요 화물선과 본토로 연결되는 여객선이 오고 가는 항구를 둘러보고는 스페인 식민지 시절의 구 시가지를 거쳐 재례시장으로 갔다. 규모가 상당하다. 농수산물부터 우리에겐 낯선 원숭이도 잡아다 파는 모양이다. 몇 마리의 원숭이가 죽은 체로 쌓여 있다. 의류, 신발, 잡화..., 사장 인근 도로가에는 건재상, 철물점 등 우리가 실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있는 것 같다. 화산섬인 비오코섬에서 제일 높은 산타 이사벨 산 중턱으로 올라가니 말라..

20210722-적도기니 말라보

요즘이 우기철이라 아침에 맑은 햇살을 볼 수가 없다. 오늘도 구름이 가득하다. 집을 떠나온 지 4일째인데 비행기 안에서 2일을 보내고, 이곳 호텔에서 이틀 밤을 보냈다. 오전 11시 40분경에 호텔을 출발해서 기니 대사관으로 갔다. 지난 3월 9일날 왔었고, 두 번째 방문이라 낯설진 않지만 처음 느꼈을 때보다는 건물이 많이 낡았었음 느낀다. 무엇을 하는지 이곳 저곳을 수리하느라 번잡스럽다. 2층으로 안내되어 대기실에 머무르다 대사 집무실로 들어갔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눴다. 준비해 간 설계도면을 내 놓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모든 일들이 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금액에서 큰 걸림돌이 생긴다. 내가 제시한 금액과 기니 대사가 제시한 금액의 편차가 크다. 한국 같으면 어떻게 든지 맞춰서 하..

20210720-적도기니 말라보

[7월 19일]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을 예정시간보다 30분 늦게 이륙한 항공기는 프랑스 파리 드골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유럽은 COVID-19가 무풍지대인 모양이다. 공항과 항공기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이유를 알것 같다. 공항의 입출국에도 특별히 통제하거나 강제하는 것은 없어 보인다. 파리에서 5시간을 보낸 후 다시 탑승을 하고 서아프리카로 향했다. 항공기는 손님들로 빈자리가 없다. 2일 밤을 비행기 속에서 보내자니 피곤이 몰려오는데도 쉽사리 잠이 들지 않는다. 밤 11시 40분에 파리 드골공항을 이륙한 항공기는 6시간이 지나 5시 30분경에 드디어 적도기니 말라보에 무사히 도착했다. [7월 20일] 비가 내린다. 조그마한 공항에 사람들로 붐빈다. 짐을 찾고는 마중 나온 사람..

20210719-서아프리카 출장

2021년 07월 19일(월) 지난 금요일(16일) 아침 일찍 딸이 출근하는데 같이 집을 나셨다. 집에서 가까운 중랑구 면목동에 위치한 [녹색병원]에 COVID-19 PCR 검사를 받기 위해서 중앙선을 타고 상봉에서 내려서 7호선으로 갈아타고 사가정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녹색병원까지 걸어갔다. 아침 07시 50분 정도 됐다. 08시부터 접수를 하고 검사를 한다고 해서 일찍 도착했다. 그런데 벌써 사람들이 와 있다. 번호표를 뽑으니 9번이다. 8시가 가까워 지니까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검사소에 08시가 되어서 담당자들이 나와서는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우왕좌왕하더니 8시 30분이 지나서야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나는 09시가 되어서 검사료 12만 월을 납부하고 검사를 했다. 그리..

기본 소득과 재난 지원금

기본소득과 재난지원금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본소득에 대해 "가성비가 떨어진다. 재원대책도 없다"면서 "기본소득은 사실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고소득자에게도 다 주기 때문에 소득 불평등을 잡는 데 별 기여를 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비 진작 효과도 떨어진다. 저소득층에게 지원을 하면 그걸 다 소비할 텐데 고소득층은 소비를 하지 않지 않느냐"고 평가절하한다. 이는 보수세력들과 기득세력들의 일관된 주장으로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소리를 녹음기처럼 틀어대고 있다. 그것도 고장나서 멈춰버린 녹슨 시계바늘처럼 한심할 정도로 진부한 이야기를 말이다. 가성비가 떨어진다거나 재원대책이 없다는 것은 기본소득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1970년대 캐나다 매니토..

20210529-회룡포

어른들 기일이라 고향에 왔다. 산들바람, 깨끗한 공기, 따사로운 햇살이 좋다. 짙은 녹음이 싱그러움을 가득채워 더없이 좋은 날이다. 짬을 내서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으로 갔다. 비가 온 탓인지 강물이 많이 흐른다. 회룡포는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뭔가가 생기면서 지난날 정취가 사라저 가는 아쉬움을 준다. 모래사장으로 펼쳐졌던 그 좋았던 내성천은 풀밭으로 변했고, 회룡포는 이상한 나라로 빨려들어가는 듯 하다. 육지 안에 있는 아름다운 섬마을, 회룡포(回龍浦) *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태극무늬 모양으로 휘감아 돌아 모래사장을 만들고 거기에 마을이 들어서 있는 곳이 이 곳 회룡포이다. 유유히 흐르던 강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둥글게 원을 그리고 상류로 거슬러 흘러가는 기이한 풍경이 이곳 회룡포마을의 내성천에서 ..

20210502-강릉 선교장

강릉 선교장 오죽헌에서 약 2.5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조선시대 사대부의 귀족집이다. 선교장은 강원도 지역에서 가장 잘 남아 있는 품위있는 사대부 가옥이다. 강릉시에 경포대쪽으로 4km 쯤 떨어진 선교장은 조선시대 상류층의 가옥을 대표하는 곳으로 조선시대 사대부의 살림집이다. 전주사람인 이내번이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지은 집으로, 예전 경포호가 지금보다 넓은 면적으로 조성되어 있을 때 배를 타고 건너다니던 배다리마을(선교리)에 위치하여 ‘선교장(船橋莊)’이라 붙였다. 안채·사랑채·행랑채·별당·정자 등 민가로서는 거의 모자람이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1700년 이전에 건립된 안채는 이내번이 지었으며, 선교장의 건물들 중 가장 서민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안채의 오른쪽으로 연결이 되어있는 주인전용의 ..

20210502-강릉 오죽헌

오죽헌 신사임당과 이이가 태어난 곳으로 유명한 오죽헌. 수십년만에 와 본듯 하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너무 인공적이고 가공된 것이 많다보니 정작 오죽헌의 본래의 모습은 초라하게 보인다. 그리고 주말이라고 특별히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입구에서 펼쳐지는 농악놀이는 뭔가 오죽헌에 걸 맞지 않은 듯 싶다. 너무 뭔가를 보여주기위한 강박관념이 본래의 오죽헌의 역사성과 의미를 퇴색시킨것 같아 기분이 거시기 하다. 보물 제165호. 이 건물은 1452년(문종 2)에 등제하여 대사헌까지 지낸 최응현(崔應賢)의 고택에 딸린 별당으로, 1536년(중종 31) 이이가 태어난 유서 깊은 곳이다. 평면구조는 앞면 3칸, 옆면 2칸으로 된 일자집이며 대청·온돌방·툇마루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이가 태어난 방은 몽룡실(夢龍室..

20210424-한강의 저녁

이곳에 산지가 23년째다. 목련과 벛꽃이 지고 라일락꽃이 아파트에 만개할 때 쯤이면, 앞산에 아카시아꽃이 뿜어내는 향은 취하리마치 황홀했었다. 시간이 지나고 앞산의 나무의 수종도 점진적으로 바뀌어 아카시아꽃 향기가 예전만 못하다. 오늘도 화려한 태양은 자극적인 노을을 남기며 사라져 갔다. 숮한 이야기들도 저 노을속으로 스며들었을 것이고, 내일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낼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져 간다.